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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뛰고오르기

25.11.15.토.방동저수지

매일 걷습니다 2025. 11. 15. 17:03

아이가 어릴 적 잠시 살았던 관저동에서 가까운 방동저수지.
관저동 살던 시절엔 가끔 갔던 곳이다.
관저동 살던 시절 내가 남편에게 운전을 배우던 그 텅빈 도로는 이제 도안까지 뚫린 대로가 되었더라.

방동저수지는 아주 오랜만에 다녀왔다. 저수지 인근 길을 정비하긴 했으나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비슷했다.(밤에 가면 조명이 아주 이쁘다고 들었다.)

외지인이 일부러 찾아올만 한 경관을 갖춘 곳은 아니다.(어느 지역이든 지역마다 하나쯤 있을 법한 그런 흔한 저수지다. 청주라면 명암저수지랄까?)
지역 주민용 로컬 산책로, 바람 쐬러 오는 가족 나들이 데이트 코스 정도로 보면 된다.


모오락칼국수에서 아점

바지락칼국수와 고추튀김
요렇게 오징어 속을 다져 넣은 오이고추 튀김 3개가 나온다. 사이드로 맛 보기에 양도 적당하고 맛있다.

2층엔 젊은 가족들이 주로 올라갔고
1층엔 (우연히 갔을 때 2인 자리가 남아 1층으로 안내받은) 우리 부부를 제외하면 주변엔 대부분 상노인을 모시고온 노부부들 조합이라 신기했다.

내가 맨 안쪽 자리를 앉다보니 나머지 테이블 상황이 그대로 다 보였다.

하필 세 테이블 모두 상노인들분들이 나랑 마주 보는 상황이라 그분들의 식사모습이나 표정이 그대로 다 보였다.

눈 앞의 테이블들은 모두 휠체어나 보조기구에 의지하시는 80~90대 상노인을 모시고 온 60대 부부 조합이었다.
이런 노노 세대 조합이 요즘같은 장수 시대의 기본 디폴트값이겠구나.

그건 그렇다치고 나이든 자식 세대들은 부모인 상노인분들 식사 시중 드느라 들썩들썩 앉았다 섰다 제대로 식사도 못하시던데. 정작 주변 3개의 테이블 상노인분들은 그 상황에서도 하나같이 세상 못마땅하고 심술나 있는 표정이거나 넋이 나간 듯 무심한 표정으로 시중 받기만 하더라.

(멍한 표정의 어르신은 치매이신가 영 애매했지만 그렇다고 가끔 끄덕끄덕 소통도 하시는 걸 보니 그건 아닌 듯 했다.)

그 모습들이 나에겐  신기했다.

가만히 앉아 대접받고 서비스 받기만 하는 입장인데,  뭐가 저리도 오만상 잔뜩 찌푸리고 불만 가득한 표정이거나 세상 재미없는 넋나간 표정만 짓고 있지? 그게 이상했다.
그 자식들은 머리 허옇게 서리내려서도 이 햇살 좋은 가을 날 상노인 부모 모시고 나와 나들이와서 방긋방긋 웃으며 시중들고 있는데.....뭔가 좀 불편하고 맘에 안 든대도 내 앞에 앉아 저리 애쓰는 내 자식 생각해 좀 즐겁게 고운 표정으로 생기있게 식사하시면 안되나?  
분명 저렇지 않은 밝고 고우신 어르신들도 많이 계실텐데... 오늘은 하필 내 눈 앞의 테이블마다 상황이 그렇지 못했다.

처음엔 나이들어 힘드시니 저런가보다 싶더라만, 식사 내내 자신을 도와주는 자식들이나 서빙하는 종업원분들께 보여주는 태도나 얼굴 표정으로 보아 늘상 저런 분들 같았다.

나는 저런 심술난 노인은 되지 말아야겠다. 맘먹었지.
돈이나 체력은 내 맘대로 못해도 내 표정이나 태도는 그래도 스스로 노력하면 달라질테니.
정신 똑~~~띠 차리고 밝은 표정으로 해사하게 웃어주고 나 도와주는 고마운 이들, 귀한 자식에게 말 한마디라도 곱고 이쁘게 살갑게 하는 반듯하고 순둥한 노인 되어야지.
길에 사는 고양이조차 살갑고 순한 녀석이 더 이쁨받고 사랑받는다.

고마운 일에 고맙다 표현하고 상대를 밝은 표정으로 대하는 것도 당연한 게 아니라 젊은 시절부터 깨닫고 몸에 배도록 연습이 필요한 일인가보다. 저 분들을 보니.....

식당 앞으로는 이런 데크길이 펼쳐진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좋았다. 

데크엔 통기타 들고 노래부르는 이들도 있고 고양이들도 저리 뒹군다. 

버드나무 관찰원이 있어서 거기까지 걸어다녀옴.

고양이들은 하나같이 아주 살갑고 순한 녀석들이다.

날이 따뜻해 10월 중순 같았다.

얇은 경량패딩 조끼조차 더워지는 날씨였다.

겨울이 다가와서 보송보송한 털옷으로 갈아입은 고양이들. 더 귀엽지.

다녀와선 지저분해진 신발은 집앞 코인세탁소 가서 신발세탁기에 빨았다.

다른 운동화들을 꺼내신었지.

걷기를 좋아하니 운동화만큼은 제법 많이 쟁여둬야 하는 필수 아이템이다.
신발장 안에 부부 각자 5켤레씩 쟁여뒀다. 

내 껀 오늘 새로 개봉한 새하얀 휠라 러닝화
남편은 기존에 신던 아디다스 러닝화


특별한 취향은 없고, "세일하는 러닝화"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