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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1.8~9.북서울미술관,남산타워,한양도성길,전쟁기념관 본문
(11.8.토)은 1만 3천보 걸었고,
(11.9.일)은 2만 1천보 14km 좀 넘게 걸었다.

전날(11.8.토) 일찍 서울로 출발했다. 아들은 이미 동물병원으로 출근했지.
늘 하던 대로 지하철 내리면 일단 동네마트 들러 큼직한 종량제 봉투와 마시는 요거트 사서 집에 도착.
곧바로 일꾼 모드 변신한다. 변신은 파워레인저 급이지.
집 들어가자마자 츄리닝 꺼내 발 집어넣는 수준...ㅎㅎ
재빠르게 맨발+츄리닝 장착 후 아들 집 청소, 빨래, 정리가 서울나들이 초반부 루틴.
거의 입주청소급으로 벽.가구 닦기, 전자렌지, 싱크대, 화장실 배수구, 현관 바닥, 창틀, 창문까지 후루룩 다 마쳤지.
(이리 몰아서 청소해보면, 입주청소비용이 참 비싸지만 또 한편 그리 비싼 것도 아니구나 싶다. 그 장비며 인원들 동원해서 하려면 그만큼 줘야겠다 싶어)
맘 같아선 그럭저럭 깨끗해뵈는 냉장고 속도 다 들어내어 알코올 소독제로 닦을까하다 더 했다간 내가 저녁에 드러누울 거 같아서 다음을 기약하고 마무리. 이젠 체력 안배를 해가며 일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어.
오늘은 좀 일찌거니 청소 마치고 오후엔 지하철 4호선 하계역에서 내려 북서울미술관 다녀왔다.
가을이 제대로라 미술관 바깥 풍경은 더없이 좋았으나 전시관은 지하층만 운영 중.
나머지 1.2층은 전시 준비 중이었고 원래 규모가 작은 로컬 미술관으로 보였다.

그런 만큼 아주 한가롭게 그림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직원분들도 친절. 기본 태도 자체가 아주 나이스하셨다.
(사람이 너무나 넘쳐났던 국현미에서는 사람에 치여서 그런지 직원분들이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그야말로 "짜증을 꾹 참고 억지로 기본적이고 사무적인 태도였고, 그와중 꾹 눌러둔 그러나 연신 삐져나오는 짜증"이 직원들에게서 그대로 느껴졌는데 -이것도 한편 이해되는 근무환경이지. 쉴새없이 몰려들고 비슷한 질문을 반복하는 인파들을 보면 말이다. - 여기 북서울미술관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진짜 나이스하셨지~. 여유로워 그렇겠지. 아마도)
이곳은 서울에서도 이럴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평화로웠다.

그림은 인상적이었다.
뭔가 그림책 속 선명한 색상의 삽화같기도 한 느낌.

전시장 벽에 직접 그려진 벽화와 전시작이 같이 어우러져 있는 특이한 전시였다.



작품들이 어쩐 지 그림책 삽화같더라니... 역시나 이런 책이 있었다.
(바깥쪽 전시관 구역 마지막 부분에 이런 책이 놓여 있었다.)



미술관을 빠져나와선 곧장 예약해둔 숙소로 향했다.
숙소까진 지하철 7호선 타고 그대로 대림역까지 이동. 거기서 2호선 성수행으로 환승 구로디지털역(1정거장)에서 내려 6번 출구에 도착. 길 건너 조금만 걸으면 신라스테이 구로점이다.
이번에도 숙소는 다음 날 가볼 남산과 가까운 광화문점으로 가려했으나,
요새 외국인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 광화문 근처 호텔은 물론 이름만 호텔로 위장한 모텔들조차 평소 2배+@ 수준의 극성수기 요금을 받아서 도저히 못 가겠더라. 다행히 외국 관광객들의 관심을 덜 받는 구로점은 그렇지 않았다.
대신 주변 풍경과 접근성은 포기해야 하지.
저녁 먹을 곳 찾으러 호텔 건너편 지역을 한바퀴 돌아보다 말로만 듣던 대림동을 구경했다.
음, 별로 놀랍진 않았다. 아들의 오피스텔 뒷편 골목들도 비슷한 광경이라서.
아무튼 한식을 먹고 싶은데, 대부분 중국 식당이라 마땅치 않아 다시 지하철역 부근의 먹자골목에서 식사했다.

다음날 조식 뷔페 먹으러 내려가니 여기도 가족 단위 관광객으로 보이는 외국인들이 많았다.
신라스테이야 어디나 룸 컨디션은 비슷하지. 3인실 룸은 좁은 편. 대신 조식이 맘에 들어 선호하는 숙소다.
(같은 가격대, 같은 3성급 3인용 객실이래도 지난달 갔던 군산 베스트웨스턴이 훨씬 넓었다. 객실도, 로비도)

신라스테이 갈 때마다 느끼는 점.
어메니티 향이 왜 이렇게 좋아.
향도 제형도 무겁지 않고 가볍다. 근데 이거 무슨 향이지?

근데 사지는 않을테야. 늙은 내겐 좀더 촉촉하고 찐득한 고보습 제품이 더 맞아.

토요일 종일근무를 마치고 구로역으로 오는 아들 역까지 마중 나가 찌개집가서 저녁먹고 들어와 다같이 티비보다 일찍 잤다.
아들이 전날 제대로 못자고 하루 종일 서서 근무한 터라. 금방 잠들었다.
아들은 다음 주부터 송파에 있는 대형고양이 전문 병원으로 임상실습을 나가야 되어 바빠지니 이번 주에 만난 거다.
오랜만에 세 식구 모여 한 방에서 편안히 자고 다음날 느긋이 일어나 조식 먹었지.
숙박하면 조식 1인 14,000원.
이건 내가 대충 가져와서 그렇지 그닥 허접하지 않아. 커피맛도 좋아. 원두 뭐 쓰나 궁금했다.

식사 후 좀더 쉬다가 느긋이 체크아웃
그리고 남산공원행 버스타러 갔다. 호텔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36분쯤 타면 남산공원 근처에 내려준다.

버스 정류장에서 옆으로 조금 걸어 올라오면 이리로 연결되지.
길은 단순해서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금세 "저기로 올라가면 되겠군!" 짐작된다.

걸어서 올라가는 사람들은 이 정도 수준이라 대체로 여유 있었다. 그러다 케이블카 종착지 지점부터 갑자기 확 사람이 몰린다. 케이블카는 타고 내리는 인원들이 말그대로 바글바글했다.

하늘 봐라. 가을이다. 🍂

여기가 백범광장인 듯... 여긴 여유로웠다.

여기서 본격적으로 남산타워로 오르는 게다. 어려울 거 없다.
보이는 사람들만 쭉 따라 가면 되니까.

반바지 입어도 괜찮은 18도 낮기온이었다.

어후... 여긴 아주 일부. 길들을 따라서 쭈욱 이어진 열쇠뭉치들. 내 눈엔 마치 무당집 같아.

남산타워엔 굳이 올라가고 싶지 않아. 좀 쉬다가 걸어서 단풍구경하며 내려왔다.
여긴 남산 아래로 내려와 카페의 뷰
여기 되게 이름난 곳이고, 그만큼 인테리어가 멋진 카페지만 요샌 비슷한 느낌의 카페가 하도 많아서 이 멋짐이 멋지지 않고 외려 평범해 보였다.
응. 또 이런 카페.. 그런.. 느낌이랄까
(인테리어가 대전의 한밭도서관 인근 카페 모습과 많이 비슷했다.)
직원들의 태도도... 서울 서비스업의 특징 그대로였지.
뭐랄까.
입으론 친절한데 태도는 싹퉁맞은ㅡ짜증을 눌러둔ㅡ그러나 그대로 느껴지는, 그런 특유의 느낌이 여기도 있었다.
"서울 사람들은 서로를 저리 대하는 게 익숙한가 보다. " 했지 뭐.

남산타워 오르는 길..중간 쉼터

두 부자. 아들은 중간에 더워 스웻 맨투맨도 벗어버렸다. 낮기온은 18도였고 산에 오르자 등에 땀이 맺혔다.

ㅎㅎㅎ..... 아무리 좋게 봐도 내 눈엔 하나도 안 귀여운(지나가던 비숑이 100배쯤 더 귀엽던) 우락부락 외모의 어른 친구들끼리 서로에게 "너무 귀여워~귀엽다. 이렇게 해봐~~ 저렇게 해봐"를 연신 외치며 서로를 찍어주고 있었다.
어이쿠.. 바로 뒤에 서있던 내눈엔 <너무나 어른스럽고 안 귀여운, 어른의 인생이 묻어나는 그들의 외모에> 당황스럽다만.
그래~~~서로의 눈에 귀여우면 된거지.
아무래도 사람이 비숑보다 귀엽긴 힘들지.


사진찍는 외국인분들이 많아 중간중간 비켜줘야 했다. 많이들 찍어가시오~~~
세월 가면 기억은 희미해지고, 그땐 오늘의 사진이 그대들의 옛 추억을 되새겨 줄게요.

이 건물 옆으로 올라가면 된다.


아들과는 용산고등학교 버스정류장 앞에서 헤어졌다. 아들은 시내버스 타고 🚌 집으로
우리 부부는 그대로 더 걸었지
용산 미군기지와 남영우체국 지나 전쟁박물관까지 쭉 이어 걸어갔다.

전쟁기념관 옆 길. 담벼락 좀 보소. 심지어 건물안 빼꼼 보이던 전신주도 오래된 나무 전신주였어.
도대체 어느 시대에 만들어진 전신주래.
이 곳의 가을도 예뻤다.

제대로 가을이야. 곰삭은 진한 늦가을


내 입장에선 별달리 볼 건 없다만... 전쟁기념관도 오랜만에 들렀지.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한가한 곳이었어.
여기 앉아 잠시 쉬며, 어제 편의점에서 샀던 감홍사과 맛봤지. (호텔에서 뽀득뽀득 씻어 챙겨갔지.)

전쟁기념관을 빠져 나온 뒤엔 그대로 삼각지역 지나 용산역까지 걸어갔다.
용산역은 주말 늦은 오후답게 사람들이 가득.
그 인파들 사이에 비둘기들이 여러 마리 역사 내를 아무렇지 않게 후드득 날아다니고 한켠에서 노숙자들이 태연히 누워 잔다.
사람들은 마치 비둘기도 노숙자도 눈 앞에 없는 존재처럼 걸어다닌다. 서로 너무나도 아무렇지가 않아보이던....
하~~~서울역도 용산역도, 역의 풍경은 참 기묘해.
그 와중 사람들에게 뜬금없이 간섭하고 다니는(나름 약간의 보수를 받는 노인 봉사활동 일환 같아 보이는) 70대쯤 되어보이는 아주머니도 계셨다.
평화롭게 잘 앉아있는 대합실 이 사람 저 사람에게 갑자기 훅 다가와 기차시간 물어보며, 전혀 친절하지 않은 짜증스런 시비조로 간섭하고 다녔다.
완장 비슷한 걸 차고 있던데 .. 그 힘을 빌어서인지 이 사람 저 사람한테 (기차 타는 곳 알려주겠다며. 당신이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닐 꺼라며 윽박지르듯) 빨리 기차표에 적힌 행선지와 기차시간을 대보라고 짜증스럽게 말을 걸고 다녔다.
그런데 그 분은....신기하게도 사나워 보이거나 체격 큰 남자, 여자들에겐 말 안 걸고 얌전히 지나가더라.
내게는 계속 말 걸길래 나는 냉랭하게 "알아서 할게요." 한마디만 하고 눈도 안 마주쳤다.
나처럼 체구 작은 여자들은 알 거다. 키크고 체구 당당한 분들은 생전 겪지 않을 시비를 살아가며 가끔씩 겪어.
그래서 내가 자꾸 이 드러낸 치와와가 돼!
덩치 큰 남자. 여자분들에겐 세상 얌전히 지나가는.... 저급한 각종 시비러들아. 길가다 자꾸 넘어지고 또 자빠지고 코 두 번 깨져라.
ITX 마음 기차는 출발역인 용산에서부터 이미 입석승객까지 여기저기 있을 정도로 가득 찬 만석이었다.
피곤해서 바로 잠들었다.
수원쯤이었나.
중간에 우리 자리 주변에서 시끄러워져 눈 떠보니 건너편 승객에게 젊은 남여가 자리 확인을 강하게 시비조로 요구하며 실랑이 중이었다.
자리 확인이 그리 어려운 게 아닐텐데...
결국 그 젊은이들이 승무원까지 호출.
그런데, 승무원분의 한마디.
"고객님 표는 내일 날짜 표인데요."
알고보니 젊은이들이 내일 표를 사서 오늘 탄 거였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몰렸지.
그들이 그렇게 큰 소리, 시비조로 굴지만 않았어도 그럴 수도 있는 작은 에피소드쯤으로 지나가며 덜 민망했을 텐데.... 그들은 결국 승무원분과 복도로 나가는 엔딩.
아무튼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오늘의 타산지석.
"내가 다 맞다고 생각하지 말자. 나도 얼마든지 틀릴 수도 있다."
저녁은 집에 와서는 시민칼국수 가서 돈까스 먹었지.
아마도 사진상 본 남산돈까스보다 얘가 훨씬 맛있고 가격은 확실히 더 착할 거다.

이틀간의 서울 나들이 끝.
다음번 서울 나들이엔 이웃님이 소개해주신 성북동쪽 한양도성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오늘 걸어보니 남산코스보단 그곳이 걷기에 더 적당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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