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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살림

순면 피그먼트 침구(패드) 교체

매일 걷습니다 2025. 1. 23. 14:56


늘 비슷한 규모의 살림 유지하는 비결
(근래 6년간 5번의 이사, 견적은 늘 3톤 이내)

견적사원들의 공통 의견
"이 집은 근래 견적 본 가정집 중 제일 깨끗하고 제일 짐 적어요. 이 집 짐 진짜 없는 집이예요. 2톤 좀 넘고 3톤은 확실히 안 넘어요."


비결이랄 건 아니다만, 나름 지키는 원칙

제 1원칙. 버린다 --->그 다음 안 사거나, '며칠 지켜보다 교체'한다.
(생필품이 아닌 이상, 보통 처음 며칠은 있다 없으니 영 어색하고 불편한데, 그게 또 희한하게 적응이 되어서 며칠 더 지나다보면 아무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며칠 쯤은 없이 지내보고 사는 편이다. 예를 들어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일주일쯤 있다가 그래도 필요하면 구입하는 식이다.)

제 2원칙. '이미 갖고 있는 것 중 대체할 방법'도 가끔씩 생각한다.
예를 들면 사이드테이블을 굳이 새로 사는 대신, 남는 스툴이 있다면 그걸 사이드 테이블처럼 쓰면 어떨까?

제 3원칙. 일상을 단순화시킨다.  
조리도구도 간단하게, 옷도 단순하게 그러다보면 점점 적응이 되어 점차 필요한 게 그리 많지 않게 된다. 살림좋아하는 욕심쟁이의 소유욕도 조금씩 줄어들더라.

나의 소비, 소유욕도 용불용설이 적용되었다.
자꾸 사들이다보면 다 필요한 거 같고 계속 물건이 눈에 어른대지만, 안 사면 또 안 보이고 없이도 살게 되고 그렇다.

집이 단순해지고 살림이 적어지면 확실히 청소가 쉽고 삶도 심플해져. 이거 진짜임!



중고거래를 나쁘다 생각치는 않지만, 요샌 안한다.
한때 동네 맘카페, 당근 등을 통해 꽤 많은 중고 거래, 나눔을 해봤기에 부수적으로 갖가지 진상들을 종류별로 봐버렸어. 어~후.대단해.

그리고 내린 결론.
"내가 니들과 거래하느니 그냥 버릴란다."



성향상 집을 아끼고 살뜰히 살피는 편이라 고장난 물품, 용품은 바로 교체, 수리하는 편이다.
그리고 더이상 쓸모가 없어진 물건은 혹시나 하며 어디다 쟁여 두지도 않는다. 미련없이 헤어진다.


(대체로 누구나 혹할 듯한 정말 고급스런 고가 제품, 새것 또는 새것에 가까운 게 아니라면)
"나는 안 쓰지만, 버리긴 아깝다"고 주변에 건네주지도 않는다. 말도 안 꺼내고 버린다.

만약 새 생필품, 고급스런 명품 컵, 고급우산, 최신 유행 옷이라면 그걸 누가 싫어할까.
그런 건 슬쩍 말만 꺼내도 누군가 낚아채듯 받아갈 거다.
(내가 부장이던 시절, 회의 시간 마무리 즈음에 지나가는 말로 내가 쓰는 스타일이 아니라, 선물 받은 후 갖고만 있던 루이비통 다이어리가 필요없는 애물단지라 나눔하고 싶다고 했을 때 서로 갖겠다고 직원들끼리 가벼운 실랑이 하는 것도 봤다.)



그러나 보통 중고 나눔의 문제는 "남이 혹하지 않을 물건을 내 집에서도 치우려고" 할 때다.

젊은 세대들이라면,
자신의 집을 깨끗이 비우기 위해 필요없어진 가구, 가전, 잡동사니들을 폐기하기보단 아직 멀쩡하니, 주변 특히 부모님 본가집에 일단 보내버리는 방식을 많이 취하는 데 난 이걸 제일 맘에 안 들어한다. 본가집이 폐기물 창고더냐?
차라리 직접 버리거나 젊은 본인이 성가셔도 중고처리해야 된다고 봐.

내집 깨끗이 하자고, 노인 세대에게 안 쓰는 물건 은근슬쩍 떠넘기지 말아야 해. 노인세대 특성상 그거 그대로 쓰지도 않고 짐으로 쟁이게 되실 게다.

인생에서 가장 짐을 줄여가야 하는 단계에 접어든 노인 세대인데, 내 집 깨끗이 하자고 안그래도 구석구석 잡동사니 못 버리고 다람쥐 도토리 숨기듯 많이도 쟁여뒀을 노년기 부모에게 자신이 안 쓰는 애매한 용도의 물건을 떠다넘기는 비우기 방식은 참 별로다.

물건 버리기를 아까워 하시는 노년 세대들이 흔히 하는 나눔의 문제는
"나 쓰긴 싫고(필요없고) 그대로 버리기도 싫고(아깝고, 이게 살 때 얼마였는데), 그렇다고 어디다 되팔 수도 없는" 그런 수십년된 구닥다리  살림, 기능은 하나 이미 구시대 가전 제품, 곰솥단지, 전기팬 같은 걸 아깝다고 일단 그대로 베란다, 방에 겹겹이 쟁여둔다는 게다.
그러다  가끔 본인들이 보기에도 방마다 쌓인 물건들이 답답하니 자녀들이나 이웃에게 저거 멀쩡하니 좋다며 좀 가져가라 선심쓰듯 말하는 상황을 역지사지로 생각해 본다면?

문 열다 발등 깰 정도로 냉동실 그득그득 검은 봉다리 쑤셔놓는 행태도 어리석은 다람쥐같아 보인다. 오래된 떡, 고기, 생선... 언제적 유물일까 무서울 지경.
제발 그러지 마시라고 노년기 생활교육을 어디 복지관 같은 데서 해주셨으면 싶을 정도. 자식들이 맨날 얘기해봤자 화만 내시니... 노년세대에게 나름 권위있어뵈는 강연자가 한마디 해주면 그 세대들은 또 쉽게 그 권위에 수긍하시더라.

"누가 나에게 그런 올드한 취향의 물건, 냉동실 오래된 식품 가져가라 나눠 준다면 나는 과연 좋아할까? 화가 나겠지." 싶어서 나는 쓰던 물건은 더이상 나눔 안한다. 그냥 버린다.



이젠 무료나눔조차 더이상 잘하지 않는다.
재작년 가을 이사때는 남편이 사서 2달 정도만 타고 그대로 방치했던 자전거를 파느라, 그리고 이사용 정리박스 일체와 캣타워를 무료 나눔한 이후론 당근은 2년이상 안하고 있다. 앱도 지웠다.

작년 이사때는 애매한 물건들은 그냥 죄다 폐기했다. 이삿짐센터 주방이모님이 무척 아까워하셨지만, 난 미련없지.

이젠 되도록 안 사고 안 버리려 노력한다. 
당장 다이소만 가도 눈 돌아가는 데 진짜 필요한 거 딱 하나만 들고 나오는 데는 생각보다  노력이 필요해. 하지만 이젠 꽤 익숙해졌다.
(느닷없이 생긴 물건이 정말 아깝다면 가끔 엘베 나눔한다.ㅡ 작년엔 홈플에서 이벤트로 배달받은 받은 신라면은 10개씩 지퍼백에 담아 그대로 엘리베이터 나눔을 해본 적 있다.
" 며칠 전 홈플러스 이벤트로 받은 새 신라면이니 필요하신 분 가져가세요. *시 이후 치울게요." 메모에 간단히 적어서.
그런 건 진짜 순식간에 사라진다. 아예 박스째)

당근나눔을 하면 흔히 말하는 매너없고 거지근성 제대로인 당근 거지들 붙는 게 싫어서 더이상 안 해.



기존 쓰던 침대 패드 중 낡고 삭은 것들만 먼저 골라 선 폐기 후 교체 구입
(이리해야 침구의 양이 늘지 않는다. 노인들의 집 가봐라. 안 쓰는 수십년된 침구까지 다 떠안고 있는 이들 많다. 이게 중년가구라고 다르지 않다. 애가 대학생인데도 초등시절 쓰던 캐릭터 이불까지 다 쟁이고 있는 집도 봤다.)

사계절이 있어 침구도 더 있어야 하는 게 늘 별로다만 아무튼 꼭 필요한 만큼만 갖고 있으려 해. 건조기가 있어서 좋은 점. 자연 건조할 때 며칠씩 말리느라 여분이불을 꼭 갖고 있어야 했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


우리집 침구 고르는 조건
(남편이 진드기 알러지 있고 거친 질감, 무거운 옷, 이불 다 싫어함; 그래서 폭폭 삶거나 건조기에 팡팡 돌려 말릴 수 있는 소재+고양이들 때문에 정전기도 안나는 천연 소재여야 함. 그래서 결론은 순면이다.)

1. 100% 순면이어야 한다. (솜 제외)
2. 순면이되 직조 방식이나 가공, 마무리 방식이 곱고 보드라운 60수쯤 되는 아사, 피그먼트  가공 등 부드러운 소재여야 한다.
3. 이불 자체도 가볍고, 솜도 뭉치지 않고 가벼워야 한다.
(그래서 목화솜이불은 안 쓰고 차렵을 쓴다.)



그리고 침구는 절대 곱게 아껴 쓰지도 상전처럼 모시지도 않는다. 집에서 편하게 팡팡 이불코스 매주 돌리고 건조기 팍팍 돌린다.

순면이라 건조기 쓰면 처음에는 좀 줄어들 수도 있어서 가로 세로 사이즈가 5cm 정도 더 여유있는 제품을 고르곤 한다.

알러지와 고양이 때문에라도  수건과 침구는 자주 세탁하고 자주 교체하는 게 낫더라. 특히 패드는 녀석들이 기분에 따라 박박 긁어놓은 경우가 잦아서 너덜너덜해지기도 하거든
그래서 고가 제품 안 산다. 적당한 순면 제품 사서 편하게 막 쓰고 교체한다.


이번에도 먼저 패드 2채  골라내어 버리고 100%순면 피그먼트 줄패드로 교체

국내산. 순면100%, 피그먼트처리
피그먼트 특성상 낡은 듯 색상이 쨍하지 않다만 이런 소재가 몸에 닿을 때 기분이 좋았다.

요즘 바꿔 쓰는 침대 패드 색상은 모두 차콜로 통일해 쓴다. 끝단처리를 한번 더 박음질한 게 맘에 든다. 이런 침구류 국내 공장은 대부분 대구에 있나 보더라. 국산 제품을 골라 주문하면 늘 대구에서 오길래 어느 때부터는 으레 침구는 대구에서 오겠지 한다.

이 분이 패드를 주로 박박 긁어주신다.
어쩌랴.... 중학생이었던 아들이 용달차 밑까지 기어들어가 구조해온 아기 고양이였던 토토로.
이 녀석의 생이 다할 때까진 서로 맞춰 살아야지. 어쩌겠어. 귀엽고 사랑스런 애물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