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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일 이글스파크 직관_승요

매일 걷습니다 2023. 10. 1. 23:14

흠....나의 직관 승률은 그닥 좋진 않다만
(이건 "거의 온전히 한화의 승률 때문이다."라고 우기고 싶다.) 가족들 데려갈 땐 다행히 승리하더라.

오늘 땡볕 2시 낮경기 3루쪽 좌석인데다 하필 요새 승승장구하는 3위팀 NC다이노스와의 경기라 아예 초반부터 파죽지세로 무너질까 걱정했는데 다행.

포일때 왜 주자가 뛰는 지, 희생플라이 때 분명 아웃카운트임에도 팬들이 기뻐하는 이유를 잘 모르는 야알못들일수록 일단 무조건 우리 타선에 불이 붙어서 출루 자주 해야 안 심심해 하고 무엇보다 우리팀이 점수 나고 봐야 재밌어 하거든.

점수차는 적었지만 그래도 1회부터 쭉 승기를 잡고 리드해간 경기 내용이라 흥미로웠다.
특히 나의 최애 문현빈 선수가 선취점+결승타 골고루 다 잘 쳤다. 최인호 선수도 같이 잘했고.
윌리엄스는 타석에서 다소 좋지 못한 매너를 보여서 관중들 일순간 찬물 끼얹듯 당황. 경기장에 정적이 흘렀다. 재빨리 클리닝타임으로 전환되어 다행.
오늘은 추석 연휴라 다들 아이들까지 같이 와서 보는 경기였는데 아쉬웠다. 좀만 더 참아보지 그랬소. 닉 선생.



오전엔 부지런히 마트 들러 아들이 직접 샤인머스캣 사서 할머니할아버지께 가져다 드렸다. 고모들꺼 엄마아빠것도 챙기더라. 고마워. 아들.

부모님 모시고 예약해둔 한정식집 가서 가족모임을 가졌다. 오랜만의 정갈한 한정식 상차림에 다들 만족해했다. 나야 송별회. 환영회 때문에 근래 몇번 갔지만 오랜만에 먹어보는 한정식에 부모님께서 즐거워 하셔서 좋았다. 요새 항암주사 맞고 영 입맛을 잃으셨던 아버님도 오늘은 음식을 고루 즐기셨다.

부모님 모셔다 드릴 겸 부모님 집 근처 베이커리카페에서 커피타임을 가졌다. 그런 다음 야구장으로 왔지.

오늘 진짜 이런 인파는 처음이다 싶을 만큼 역대급으로 관객이 많아서 주차할 엄두도 안 났다. 경기날에 주차장 개방하는 문창초도  넓은 이글스파크 지하주차장도 아예 차댈 여지가 안나서 결국 보문산쪽으로 올라가 대고 10분쯤 걸어 내려왔다.
남편이 여기저기 주차할 곳 찾아 돌고 힘들게 주차하느라 고생 많이 했다.



야구를 다 본 후 아들은 고모들 따라 고모네 집에 놀러갔다. 그들은 세종시로 나들이 간댔다. 고모네 집에서 세종이 가까운편이거든.
젊은 아들은 세종이나 송도같은 깔끔하고 근사하고 한편 뭔가 휑하기도 한 그런 신도시를 좋아한다.

우리 부부는 젊을 적 남편 직장 때문에 새로 조성된 신도시, 대덕연구단지 등지에 충분히 살아봐서 그런 곳에 더이상 별다른 환상이 없지.
외려 나이든 이들이 살아가기엔 젊은이들 대상의 핫한 프랜차이즈 위주 상권이  발달한 신도시보다는 조금 오래되고 재래시장도 마트도 같이 있고 그렇게 세월이 묻어 복잡오묘한 상권, 노포들이 고루 섞여 발달되어 있는 곳이 낫다고 본다.

거기다 중요한 노년기 주거 편의 포인트는 교통편이다.
나이들수록 진짜 중요한 포인트는 대중교통과 병원 접근성이거든.
(시외곽에 위치해 자가운전하지 않으면 자칫 섬처럼 고립되기 쉬운) 신도시와 달리 도심 중심지에 가까워 노년층이 자가운전 부담없이 이용하기 편한 지하철이나 트램, 버스, 역, 터미널 등의 대중교통이 최소 더플/트리플 수준으로  촘촘히 형성되어 있고 도심이라 가까이 소소한 각종 의원들이며 중대형 병원이 고루 있는 게 좋다.
그리고 부가적으론  어린 아이들 우르르 뛰어다니는 신축 도서관보다야 낡았어도 한가하고 축적된 장서가 많은 오래된 도서관이 낫고 가까운 산책 코스도 갖춰진 약간 오래된 도심이 훨씬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이사갈 곳도 그런 곳으로 찾아보는 중.



당연 야구 관람 마치고 돌아올 때도 다시 10여분을 걸어 올라가 차를 갖고 왔지.

그때 한화 외인 투수 산체스가 어린 딸래미 안고 경기장 근처 돌아다니는 것도 차에서 봤다. 배시시 사람 좋은 웃음지으며 딸과 놀아주는 젊은 아빠 산체스 모습에 내적 친밀감 훅~~쌓이더라. 반가웠소. 산체스.



문현빈 져지를 입고 싶다만 오우~~~땡볕! 너무 더웠다.

경기가 끝날 무렵은 5시가 넘었고 경기후반쯤부터는 바람도 서늘하여 유니폼을 입고 있어야 했다.
요즘 저녁이 되면 금방 차가워지는 밤공기다. 도톰한 순면 이불 속으로 고양이들이 파고드는 그런 계절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