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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일~3일 한화이글스파크 직관

매일 걷습니다 2023. 8. 3. 23:50



한화. 두산전 이틀연속 직관
8월 2일 수요일은 12이닝까지 갔으나 패배
8월 3일 목요일 경기는 4연패를 딛고 드디어  승리

8월 2일은 아들도 함께.
8월 3일은 남편과 둘이서 관람. 



오늘은 아들이 서울 올라가는 날이라 대전역까지 배웅해주고 왔다. isfj의 타고난 다정함이지....ㅎㅎ
같이 일하는 동물병원 진료 스텝분들께 성심당 빵을 사다드리고 싶대서 대전역점에 같이 골라 주기도 하고

(대전에 산다하면 ... 으레 서울 젊은 사람들은 일단 성심당을 물어본단다. 아마도 대전 = 성심시티 이미지구축 된 듯.
아들은 학과 친구들에게 종종 '대전도련님'이라 불린다더라. ㅎㅎㅎ
"음. 어... 그게.. 학생들. 걔랑 난 대전에서 살지만 지역 정체성은 어디까지나 청주사람이여. 주민번호 뒷자리 2번째 숫자가 3으로 시작하는 찐 충북인들이거든." 이 집에선 우리집 아저씨만 대전인인디....
대전과 청주는 같은 충청도로 분류될 뿐. 실은 전혀 느낌이 다른 도시인데. 말해 뭐할꼬..

아무튼 아들은 설명해봤자 대전과 청주와 충주의 지역적 차이도 모르고 행정구역, 위치도 잘 모르는 서울 토박이인 그들에게 길게 설명하기 귀찮아서 그냥 그렇게 대전도련님이라 부르게 내버려둔단다.)

진짜 사람마다 대전 산다 그러면 너네는 성심당 가깝냐. 자주 가냐고 물어본다. 마치 제주 산다하면 너네집에 귤나무 있어? 물어보듯.
대전 사람이라도 성심당 매장은 그리 많지 않아서 생전 안 가는 이들이 태반인데....
우린 하필 성심당 본점, 대전역점이 모두 가깝다.

동물병원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 스텝들이 대부분 비슷한 또래라 더 친하게 잘 지낸다.
아르바이트라기엔 근무 강도가 굉장히 높고 인수인계할 부분이 많은 꽤 전문화된 일을 하기에 단발성 알바생은 도저히 근무할 수도 버틸 수도 없다.
동물 환축을 동반한 까다로운 강남 고객들을 상대하기에 면접을 통해 성실하고 영민하고 눈치 빠른 데다 사람 응대까지 잘할  타입을 뽑기는 한다지만
(연예인들도 여럿 단골로 다닐 만큼 강남에서 꽤 크고 유명한 병원이다.)

그들에게서 성실한 근무 태도+ 알바임에도 불구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업무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책임감과 영민함을 감탄하며 배우게 된다고 했다.

아들 아이야 본인 전공과 평생 해가야할 직업과 직접 관련 있으니 가끔은 급여없이도 연장 근무 하는 등 무페이 내지는 열정페이로라도 경험을 쌓기 위해 도전하는 일이다만
비전공자인 그들은 그닥 많지 않은 급여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고 책임감있는 수준을 넘어서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역량을 지녔단다.

그들의 공통점. 그들은 아이와 비슷한 나이대지만 어려서부터 사회생활.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봤더라더라.
배울 점이 많은 동료들이라고 실제로 그들에게서 많이 배우게 된다고 진심 칭찬하더라. 이번에도 그 동료들에게 사다주고 싶어서 성심당 빵을 챙겼다.

동물병원 일을 하면서 아이는 운동도 열심히 한다. 동물을 다룰 때는 들고 나르고 보정할 때 근력, 체력이 강해야 함을 알기에 아들은 자신의 작은 체구를 보완하고자 운동을 제법 열심히 한댔다. 이것도 동물병원 견습생 경험으로 깨우친 역량일게다.
(아들은 날 닮아 작은 체구에 비해 타고난 지구력 하난 운동선수급으로 끝내주는 편이고 근력, 악력 등은 평균치보다 약한 편이다. 이런 것도 다 유전이구나 싶다.)



앞으로 일주일간은 대전 홈 경기는 없다.
한화는 가을에 야구할 지를 장담치 못하기에 볼 수 있을 때 한번이라도 더 봐둬야 한다. 진심이다.

집관을 좋아하고 직관을 귀찮아하던 남편도 나와 함께 직관을 다니며 직관의 묘미를 알기에 투덜대면서도 오면 또 좋아한다. 내가 줄서서 사다주는 간식도 투덜대며 즐기더라.
(야구장 가면 그에게 그간 안 먹어본 종류로 하나씩 사다준다.ㅎㅎㅎ.. 어쩐지 투덜이  intp한테 착취당하는 다정한 isfj 같구먼.)



8.2.수 이글스파크 .
이 날은 폴킴이 애국가를 불렀다.

1루쪽. 그리고 어디든 탁자석은 먼저 팔려나가서 구하기 힘들어 3루쪽 내야 일반석에 앉았다. 대신 가격이 싸다. 평일경기 일반석이라 9천원씩.

8.3. 목 이글스파크
오늘은 3루 2층석을 사봤다. 맨 앞 자리라 시야는 괜찮았다.

평일 경기임에도 정말 사람 많았다. 경기가 마칠 무렵이라 이렇게 드문드문 빈자리가 보이지 실제 경기 중엔 꽉 찬 수준이다.

여름밤 3~4시간 쯤 즐겁게 보내기에 더없이 좋은 야구장 직관이다. 같이 야구보고 응원가 부르고 우리팀 선수들의 플레이에 열광하다보면 운동 절로 된다. 집에서 약 2km정도 떨어져 있어 보통은 걸어서 다녀온다. 여름밤은 걷기에도 아주 딱이거든.



낯선 이들과도 아무렇지 않게 인사 잘 나누고 스몰토크도 잘하는 아들과 그 엄마가 늘 어색한 남편...ㅎㅎ

어젠 뒷자리 두산팬 아주머니와 스몰토크
(성심당 플라잉팬에서 이른 저녁 먹고 이글스파크까지 걸어갔더니 그새 티셔츠가 다 젖었다. 그분이 먼저 땀 흠뻑 흘리며 온 앞줄 한화팬인 우리 가족에게 부채질을 해주셨다. ㅎㅎ
그러면서 서로 가벼운 스몰토크를 나눴다. 주로 아들이 대응했다. 녀석은 언제나 잘 웃고 인사 잘하고 생글생글한 지라 낯선 사람들의 마음도 금세 사로잡는 편이다. )

오늘은 야구장 가기전 이글스파크 근처 고봉민 김밥 포장하러 갔다가  연세 있으신 남자 사장님과 야구 이야기를 나눴지.
정확히는 오랜 한화팬으로서 한화야구를 관전하는 팬 마인드는 어떠해야 하는 가에 대해서.....ㅎㅎ
사장님왈.
"한화 야구는 이기려고 보러 가면 안된다.
한화는 이기는 경우가 별로 없기에 출루 한번, 안타 한번에도 즐거워하면 되고....져도 그러려니 해야 한다. 그게 한화 보살팬 마인드지.
이기면 좋고 지면 재밌게 야구장 가서 즐기려고 갔다는 마음이어야 한다. "하셨다.
ㅎㅎㅎ 그람요.
(남편의 생각은 다르다. 야구는 이겨야 재밌다. 졌잘싸는 없다. 주의.ㅎㅎ)

남편은 시장을 가도 야구장을 가도 식당을 가도 처음 본 누구나와도 대개는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생글거리며 이야기 나누는 "나름 부끄럼타는 내향형 아내"와 "대놓고 외향형 아들"을 수십년 봐오면서도 매번 당황스러워한다.

"부.담.스.럽.다. + 쟤네들은 어떻게 저러지? 그리고 왜 저러지? 모르는 이들과 귀찮게 왜 말 섞지? 괜히 더 어색해지면 어쩌려고...."가 아마도 그의 마인드인 듯.

그렇게 서로 완전히 다른 성향의 인간들이 모여서도
충분히 오랜 시간 다투는 일없이
적당히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해가며
대화와 유머로 긴장감을 해소해가며
같이 어울려 행복하게 사랑하며 살 수도 있음을 우리 가족이 증명하고 있는 게지. 그게 가족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