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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살림

연휴 둘째날-살림 적은 집의 슬금슬금 대청소

매일 걷습니다 2021. 10. 10. 13:05

우리 집 가구와 살림이 적다는 건 청소할 때 가장 잘 느낀다. 

 

가구를 옮겨 방 배치를 바꾸는 것도 금방이다. 벽, 천정 벽지, 마룻바닥, 타일 바닥 여기저기 닦을 때도 청소기, 밀대에 걸리적거리는 게 적다.

 

그래서 확실히 청소가 쉽고 자주 할 수 있다. 

 

오늘은 집 청소하면서, 복도, 베란다, 집 벽지까지 좀 더  구석구석 신경 써서 닦았다.  나름 대청소인 셈. 

 

내일은 집전체 유리창과 창틀 청소를 할 계획.

 


오늘 가구 배치를 다시 바꾼 방은 현관방

(우리집에선 그래도 나름 아기자기한 방이다.)

 

서울서 빡세기로 악명 높은 2-2학기 전공수업과 알바 3개를 병행하는 바쁜 대학생 아이라 집엔 가끔만 오지만 그래도 항상 정성껏 먼지 닦고 청소해둔다.

방 배치도 요리조리 바꿔준다. 

 

가끔 쓰는 방이라고 적당히 내버려두거나, 잡동사니 쌓아두지 않고 언제 누가 와도 기분 좋게 쉴 수 있도록  수시로 반들반들하게 청소하고 환기하고 관리해둔다.

 

가구 배치를 바꾼다고 별 건 아니다.

그저 침대 하나만 방향 돌려놔도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라진다. 이불은 되도록 이불장에 정리해 넣어둔다. 

(안방은 다음날 가구배치를 바꾸었다.)

 

가끔씩 침대를 옮겨주면서 침대 아래 받침들 때문에밀대로도 제대로 닦기 힘들었던 부분들 묵은 먼지도 청소하고 먼지 쌓인 침대 헤드 뒷편도 다 닦아준다. 

 

대청소할 땐 방 벽면과 천정 벽지 모두 알콜 스프레이 뿌려 싹싹 닦아내고, 마룻바닥도 뽀드득 소리 나게 걸레질해둔다. 

 

침대와 가구들도 걸레질 한번씩 하면 청소 끝.

 

 

 

침대 맞은 편 모습

가볍고 실용적인 서랍장 2개가 있다.

대부분의 계절옷을 보관할 수 있다. 

 

예전엔 가격이 가구 무게만큼 비싼 무겁고 튼튼한 고급 원목 서랍장을 좋아했는데, 이젠 아니다.

 

생각이 바뀌었다. 나이도 들고 이사 자주 다니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가구도 가벼워야 나이 든 사람도 다루기도 쉽고 뒷편,아래 숨어있는 묵은 먼지 닦아내기도 쉽더라.

 

그리고 근래 매년 이사 다니다시피 이사도 자주 다니다 보니 (그리고 또 가야 할지도 모르니) 무겁고 튼튼한 서랍장보다 가볍고 실용적인 서랍장이 좋아졌다.

 

이사다녀보니  확실히 가구나 가전들은 큰 부피와 무게만큼 더 큰 짐이 된다.

할 수 있다면 붙박이. 빌트인으로 모두 해결하는 게 좋다고 봄.

우리 나라 주택 구조 현실상 그럴 수 없으니 가볍게 줄일 수 있을만큼 줄여 살고자 노력한다.

 

더 나이들면 가구나 가전들도 점점 내가  반들반들하게 관리하기도, 무겁고 힘들어서 처분하기 힘들거라, 가구를 바꿀 땐 가볍고 실용적인 가구를 산다.

가구 안을 차지하던 내용물들을 정리하게 되어 더 이상 필요 없는 가구가 되면 망설이지 않고 미련 없이 없애기도 한다.

 

수없이 버렸지만 후회되는 가구는 지금까진 정말 하나도 없었다.  나이들기 전 묵직하고 커다란 가구, 가전제품과 헤어진 건 정말 잘했다는 맘 밖에는 없다. 10자 장농, 830리터들이 대형냉장고, 대형서랍장, 그릇장, 책장 8개,수납장, 4인소파, 거실장 등과 모두 미련없이 잘 헤어졌다. 특히 어마어마한 부피의 10자 장농과 장정 여럿이 달려들어야 움직일만큼 무거웠던 대형서랍장, 그릇장 등을 버릴 땐 버릴 때마다 나는 이를 악물고 다짐했다.  내 다시는 이런 무겁고 큰 가구를 사나봐라.  단단히 맘 먹었다. 그나마 가전은 중고로 팔면 업자분들이 가져가기라도 하지. 가구는 중고업자분들도 사가지 않는다. 냉장고며 세탁기 등은 요샌 전자제품 회사에서 운영하는 이전 서비스가 있어서 다행이라 여긴다. 

 

 

특별할 건 없지만 내 아이가 언제 오더라도

"아 ~~ 좋다. 편하다" 느끼도록

쾌적함과 편안함, 정성어린 제 부모의 손길을 느낄 수 있게 나름 섬세하게 관리하는 아이방이다.

 

 

방문 옆으로 붙박이장이 있는 방이고, 사진에 보이는 가구들이 이 방 살림의 전부다.

 

아이방이다 보니 밋밋한 다른 방들과 달리 고양이 액자도 걸어두고 작은 목각 고양이 인형도 하나 올려두었다. 

 

 

대피실 바닥과 현관, 집앞 복도 바닥까지 모조리 걸레질 해둔 다음

앞 베란다도 물청소하고, 빨래 바구니들도 묵은 먼지들 물 뿌려가며 싹 다 닦아내고 말리는 중.

마지막으로 베란다 벽면과 바닥 걸레질까지 하면 청소 끝. 

 

유일한 물쓰는 베란다라 마당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햇살과 바람이 좋아 이리 환기시켜두면 금세 뽀송해진다.

 

 

우리 가족이 살다 간 집들은, 새집이든 헌 집이든, 자가였든 아니든 하나같이 사는 동안, 사는 이의 정성 어린 손길이 닿은 덕에 늘 반들반들 윤기가 돌고 단정하다. 멋지거나 세련된 집은 아니나 참 정갈하고 단정한 가정집, 집 주인이 정성껏 관리하는구나 느껴지는 그런 집.

 

「우리 가족이 사는 집」은 내게도,  남에게도 그리 느껴지는 집 이리라 믿는다.  

 

 

 아주 우연히 예전에 우리가 살던 집을 (팔고 이사간 후 몇 달 뒤) 다시 들른 적이 있는데 그때 내심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같은 집이 겨우 몇 달만에도 이리 망가지고 관리가 안 될 수도  있구나.' 하고 말이다.

 

집 살림살이나 옷차림의 변화에 많이 무심한 편인 남편도 같은 점을 느꼈다. 

그날 저녁 "예전 우리 집이 그렇게 금방 망가질 줄은 몰랐네. 좀 아쉽네."라고 말했다. 

 

사람이든, 집이든, 동물이든 그저 애정을 갖고 수시로 보듬어야 윤기가 돈다. 

 

 


다음번 이사를 간다면+ 그 집에 오래 살 게 된다면, 

 

붙박이장 공사를 꼼꼼히 하고, 시스템 에어컨을 꼭 설치 할거다. 

그리고 손이 잘 닿지 않는 주방 상부장은 다 없앨 거다.

하부장은 여닫이 형식 말고 되도록 모두 서랍 형식으로 바꿀게다 

집안의 모든 등은 led로 바꿀 거고, 바닥은 마루 대신 두툼한 장판을 깔 거다.

그리고 베란다나 대피실벽은 타일작업을 할 거 같다.

 

아 그땐 아마도 고양이들이 박박 긁어대는 소파를 버리고 갈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