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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살림

비워야 할 때; 당신의 집이 "집구석"으로 느껴질 때

매일 걷습니다 2020. 12. 17. 22:40

그럴 땐 별거 없다. 일단 시작해야 한다. 뭘?

 

주변에 택배 상자 아무거나 아니면, 종량제봉투 큼지막한 거 하나 들고 여기저기 서랍장. 수납장. 창고. 열어보시라.

그렇게 하루 하나씩이라도 일주일. 열흘씩... 쭉 비워가다보면...

진절머리나는 "집구석"도 어느 새

미운 군살 툭툭 떨어내고 다시 가뿐한 "집"이 된다.

 

"휑하게 무조건 비우라"는 게 아니다. "있는 살림 싹다 내다 버리라"는 게 아니라....

 

보통 집구석으로 느껴지는 집들은 기본적으로 갖고 있어야 할 생활 필수품 외에 "쟁이고 방치해 둔 여분들이" 너무 많다. 그것들이 바로 "집을 집구석으로 만들어 버리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라고 말하고 싶은 거지. 

 


일단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엄두가 안 나면, 
우선 고장나거나 지금은 안 쓰지만 혹시나 싶어 베란다. 창고 한켠에 쟁여두고 잊어버린 오래된 가전제품. 고대유물같은 교자상. 돗자리....와 이런 게 우리집에 있었네. 고대 유물 같은 그런 것들 있을게다.

일단 걔네들부터 우리집에서 쫓아내자.


그러다 보면 어느 새 이사오는 날 이후 못 보던 빈 벽도 새삼스레 마주하게 되고, 마음 속 잡생각도 나가더라.

그리고 서랍장. 드레스룸 안.
한때는 비싸게 주고 샀고 아직 멀쩡해 보여도....


지금 누가 이걸 나에게 "이거 옛날에 내가 비싸게 준 좋은 옷이니 너 갖다 입어"하고 준다면, 

"과연 나는 이걸  좋아라 하며 잘 입고 다닐까?" 생각해보시라. 아니잖아요? 

 

그런 옷가지. 가방. 이불. .... 있을 게다. 줘도 안 입을 옷들....혹시나 해서 갖고 있는 것들.

(그 옷 유행은 절대 그대로 되돌아오지 않아요. 레트로가 유행한대도 느낌이 확 달라져서. 길이부터 통이나 컬러 모두  달라져서 돌아와요. 패션업계가 그리 만만치 않아요. 예전 디자인은 더더더 촌시럽고 궁상스러워 보여요. 이참에 포기해요.)

그리고 이젠 발이 불편해 못 신을 고운 신발. 대체품을 이미 사서 멀쩡하지만 다시는 쓸 생각없는 것들. ....의외로 많다.

ㅡ저기 표지글마냥 쟁여둔 옷 정리하다보면 옷탐이 줄고, 쟁여둔 그릇. 컵, 접시들 정리하다보면 어느새 그릇욕심이 다 헛된 물욕임을... 수천권 쟁였던 책과 책장을 정리하다보니 쓸데없는 지적 허영이었음을.. 깨닫고 차차 동네 도서관을 내 서재로 생각하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됨.ㅡ

 


그리고 혹시나. 또는 그래도 싶어 챙겨둔 후라이팬. 냄비 쟁이고 쟁인 컵들. 벽장 가득 챙겨둔 휴지. 세제. 

재고 확인 필수다.

예전 어느 지인 집에 갔다 깜짝 놀람.

베란다 한쪽 벽 창고 전체에. 그리고 주방 다용도실 가득 가득 세제와 휴지.... 저걸 도대체 몇년을 써야 다 쓸까? 싶던데.


각종 세제 뚜껑 딸 때  딱 한번만 겉면에 유성펜으로 시작일을 써두면. 우리집 사용량과 사용주기 파악이 금방 된다.

그러면 1년 사용량이 금세 파악될 텐데.... 한번만 해보시라.

 

업무파악의 기본 프로세스 ......재고파악. 사용량 파악. 선입선출... 아니겠나. 싶다.

 


이런 것들을 차근차근 골라내보자.

그런 다음엔 그런 잡동사니의 숙주노릇하는 ... 터줏대감같은 낡은 수납장. 옷장들. 책장들.... 우리집에서 쫓아내고 가뿐하게 살면.. 청소도 쉽고 나이들어가며 신경쓸 것도 준다.
물건들이 많으면 그만큼 뺏기는 에너지도 많다. 잡동사니일수록 더욱. ...

있을 건 있되. 비울 건 비워서 내 집을 집구석으로 만들진 말자. 오랜 세월 몸에 배지 않으면 아차하는 순간 다시 집구석으로 돌아갈수도 있다. 마치 다이어트와 요요 현상처럼...

이 집 아줌마도 뭔가 더 들여볼까 하다가도 워낙 힘들게 살림을 줄여본 경험이 아직은 뇌리에 선명해 저절로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게 된다.

7년차 단순하게 살기......살아있는 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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