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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살림

주방 원목 선반 구입

매일 걷습니다 2024. 10. 8. 21:31


간단한 디자인이다만 그래도 국산 제작, 소가구 만드는 공방에서 만들어 파는 제품이라 그리 싸진 않다. 
내가 원하는 사이즈로 폭을 조금 넓혀 주문 제작해야 해서 일단 주문하면 환불 불가라 살짝 망설이다 샀다.



며칠전 남편이 식사용 그릇이나 컵을 편하게 꺼내놓고 쓸 선반... 정확히는 2~3단쯤 되는 스텐 그릇건조대를 사달랬다.

남편은 평소 여간해선  뭘 사달라고 말하지 않는 타입이라 남편이 말하면 되도록 꼭 그리고 즉시 들어주려 하지.
"진짜 필요한가 보다!" 하고 말이다.


"나, 쌀쌀한데 꺼내 입을 긴팔 면티가 없어. 서랍안에 있는 게 다 좀 후줄근해. 마땅한 게 없어."
☞두말없이 즉시 부드러운 티셔츠 2벌 주문.

"며칠 전부터 내 pc가 이상해. 고장날 거 같아. 이제 한 6년쯤 써서 그런가. 더 오래 썼나?"
☞곧바로 일체형pc 주문. 심지어 윈도우 11, 오피스 365 다  설정된 제품으로 주문해 약간만 손보면 곧바로 쓸 수 있는 제품으로 선택.


새로 들인 남편전용 일체형pc, 요즘엔 모니터 크기가 너무 큰 걸



그러나 2단이나 3단 짜리 커다란 스텐 그릇건조대를 사달라는 말에 검색을 하고 검색을 했으나.. 여전히 망설여졌다.
저 거대한 걸? 내 주방에? 우리집에?


그래도 남편이 원하니 이쁜 거 골라주려했으나 내 주방에 도저히 그런 커다란데다 스뎅소재의  그릇건조대를 들일 수가 없어서....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크지 않은,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원목 3단 선반을 들였다.


남편이 특히  밥. 국그릇을  서랍에 넣고 매번 꺼내 쓰기 성가시대서 저리 꺼내두었다.

밥그릇, 국그릇이라곤 달랑 3개씩인 집이라....ㅎㅎ

물론 접시나 볼 등은 따로 좀더 있다.

이쪽 커피섹션은 완벽히 남편의 영역.
커피를 고르고 주문하는 일도 남편이 한다. 나는 가끔 배송온 커피만 병에 잘 담아준다. 남편은 처음 배송온 지퍼백 그대로 두는 타입이라


저 커피머신은 21년 3월 2일에 산걸로 기억난다.
(당시 충주에 순환근무하던 시절인데 쿠팡로켓배송 시켰더니 2일 뒤 한진택배가 가져다 줬던 기억 때문에 놀라서 기억한다. ...난 로켓배송 되길래 시켰더니 왜 이틀 뒤에 한진택배가 갖다줘? 동료가 말해주길, 소도시들은 로켓배송이 되지 않아 연계된 일반 택배로 배송된댔다. 아이쿠 그렇구나. ㅎㅎ)

지방이라도 대도시인 곳과 소도시의 삶의 방식은 다르다.  
지방 대도시는 말 그대로 서울 비슷한 삶이 가능한 도시다. 특히 지방거점  광역시라면

내가 지방소멸 현상에 관심을 갖고 관련 보고서나 책을 많이 찾아본 건 내 삶에서 직접 관찰하고 겪게 된 일들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거더라.

지방 핵심, 거점이 아닌 외곽이나 주변부에 위치한 지방 소도시들은 아무리 지자체에서 축제를 벌이고 이런저런 산단을 만들고 새로운 도로를 연결하며 갖은 애를 써도 대체로  사람들이 모여들기보다는 떠나니 실제로 야간진료도 출산할 수 있는 병원도 제대로 없을만큼 도시 자체 인프라가 쪼그라들고 점점 늙고 건물들이 비어지고  중심가들이 무너져 내리듯 쇠퇴하는 게 한해한해 눈에 띌 정도로 보인다. 그래서 근무지를 기어코 대도시로 옮기게 되었다.  

갈 수 있을 때(= 정확히는 대도시로 달아날 기회가 남아있을 때) 서울로는 못 가도 대도시로라도 가자. 당시 같이 근무하던 동료후배들 중 소도시의 삶에 그대로 머물러 있으려 하던 이들에게도 좀더 큰 도시로 가라 부추겼다.
내 아이라면 이 곳에 머물러 살라 말하지 않겠다며. 거기 가야 젊은 또래도 더 많고 누릴 수 있는 것도 많다. 젊어서 찾아 누려라. 그러려면 적어도 너는 청주 정도라도 가라. 여기 있지 마라. 네가 갈수 있을 때  빨리 가라 겁이 많고 변화가 두려워 망설이던 젊은 후배들을 부추겼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저 전자동 커피머신이 고장난다면, 그땐 더 간단한 캡슐기계를 들일 생각이다.


자취형 살림을 추구하는 지라...


이 정도 선반장이면 적당. 나는 요 정도까진 받아들일 수 있음.

ㄱ자로 꺾인 부분에 놓여서 정면에선 보이지 않음.


하단 폭을 15cm으로 원제품 스펙에서 3cm  넓혀 주문한 제품이라 환불도 불가... 맘에 들어도 그냥 써야한다고 남편에게 말해줌. ㅎㅎ


환불불가라는 말에 남편은 마지못해 수긍.
왜? 스텐리스가 아니고 나무야? 잠시 따지더니, 사이즈 일부를 넓혀 만든 주문 제작이라 환불은 안 된다는 내 설명에 바로 포기하고 받아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