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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토 직관+시민칼국수

매일 걷습니다 2024. 5. 11. 22:03

오전엔 느긋이 아침 해먹고 인삼주 담을 준비 해둠

배송받은 세척인삼 다시 한번 씻어 말려두고, 유리병들도 열탕소독해서 말려둠.
인삼은 하루 정도 잘 마르게 두었다가 내일 담글 계획. 담금주도 사다둠. 전년도엔 35도짜리로 올핸 30도짜리로 샀음.



오늘도 전좌석 매진이었으나 한화 김승요 회장님이 안 계시니 바로 멕아리 없는 경기를 펼쳤다.
7:1로 쭉 끌려갔다. 응원가는 점점 소리가 작아졌고, 8회말엔 빈자리도 많이 보였다.
심지어 9회말에 안치홍의 솔로 홈런이 없었다면 7:0으로 끌날 뻔

오늘 선발은 황준서 2005년생 애기 투수.
내일도 2004년생 애기 투수고 첫 1군 데뷔경기 라던데, 야수 형님들 열심히 득점 지원해줘서 데뷔하는 애기투수님 승리투수 되게 도와줘 보시오. 모두들 건야행야 화이팅!

마미손과 누구더라 아무튼 두사람이 시구도 왔고 이닝 중간중간 공연도 열심히 했다만 경기 내용 자체가  워낙 별로라 공연에도 사람들 반응이 시큰둥

공중파 중계로 2시 경기였지만 다행히 하늘은 구름 가득 적당히 바람불고 그늘져 좋았어.
7연패하던 키움은 드디어 오늘 경기로 연패를 끊은 날이라지. 그래 그런 날도 있어야지.  

비니던가 이 녀석 우리 자리까지는 곧잘 돌아다님. 거의 매번 하이파이브함. 매번 느끼지만 뼈대 크고 힘센 남자의 손이야..ㅎㅎ

매달아두고 쓰는 무선 선풍기를 챙겨갔지만, 바람이 선선히 불어서 별 필요없었지.


오늘도 8회에 패전처리로 올라온 박상원 투수가 경기 아예 터뜨림. 오늘 경기 패전 분위기인건 알겠다만 그렇게까지 🐕판으로 질 필욘 없잖아. 지더라도 너무 하다 싶진 않게 좀 품위있게  져줘. 이닝 중간에 벌써 4점 대량실점. 홈런 맞고 안타 쭉쭉 맞고 만루 채워놓고 내려감.
작년 나름 우리팀 마무리 에이스였는데, 상원 선수 올라오면 늘 든든했는데 올핸 올라오면 아예 터져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
상원 선수 좀더 다듬어서 나중에 감 좋아져서 또 봅시다.
날아가는 홈런포의 궤적을 바라보는 투수의 뒷통수, 그러다 결국 경기를 다 터뜨리고 강판 강하는 투수의 애잔한 그 표정들..하. 이젠 그만 보고 싶소. 마음이 안 좋아.

지는 데 이렇게 익숙해지면 안 되겠지만 이미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져 버렸고 대신 별 실망도. 노여움도 안 탄다. 보살밈 싫어하는 데.... 어쩔 수 없다. 그대들도 몇년간 쭉 허구헌날 져봐. 그때마다 어떻게 매번 노엽고 실망하고 화내. 결국 그러려니 하게 되지. 패배에 무던해져.  그리고 아무렇지 않지는 않지만 아무렇지 않아져. 점점...ㅜ..ㅜ

응원하는 야구팀을 바꿀 수도 없는 걸.
내 직업과 가족처럼 뭐랄까 충청인의 정체성 중 하나인데.. 맘에 안들고 짠해도 뭐 어쩌라고. 또 그렇게 해보는 거지.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고 내일은 또 내일의 경기가 있지!

뭐.. 그러려니 져가는 분위기에선
8회쯤 되면 경기 보단 이거 끝나면 오늘 저녁은 뭐 먹고 집에 갈까를 고민하게 되지.

다만 8회말 우루루 일어나 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아직은 포기하지 말아달라" 외치는 창화 응원단장의 애절한 멘트가 좀 슬프더라.
8회말 가망없이 터진 경기에 더 못볼 꼴 볼까 싶어 일어나는 사람들 마음도, 그래도 잡아보려는 응원단장의 마음도.....

이글스야. 니들이 잘해라. 또 9위더라. 10등 롯데랑 1경기차야. 꼭 10위 찍어야 겠니? 10위 찍고 뭐할려고? 너네 나름 무슨 큰 그림 그리는 중이니? 뭐.....할려고?


오늘 저녁 메뉴는 서대전 네거리 쪽으로 걸어가서 시민칼국수에 갔다. 5시~6시 사이는 생각보다 한산. 대기없이 이용가능함. 6시 되자마자 약속이나 한듯 사람들이 몰려옴.

오늘의 메뉴는 왕돈까스와 물총탕

왕돈까스 9천원
접시 한가득이라 처음 보면 깜짝 놀랄 정도.
맛는 평범한 경향식 돈까스 맛인데 막 튀겨서 가져오니 기본이상은 한다.

물총탕 (1kg) 1만원.
냄비 한가득이고 조개 실하고 양 많다. 대전은 대부분 칼국수집에서는 바지락 대신 저 물총조개 칼국수를 하고 칼국수 집에선 물총탕도 같이 판다.

바로 옆 청주는 칼국수는 무조건 바지락인데.... 이것도 두 도시가 확실히 다르다. (프랜차이즈 식당이 아닌 일반 식당이라면) 수육 맛도 많이 달라 놀란다. 바로 맞붙은 두 도시가 음식 스타일이나 선호하는 맛이 이렇게 다르다니.......
남편은 수육은 청주 방식을 훨씬 좋아하고 소국밥은 대전식(고기를 많이 주고 맑은 국물의 태평소국밥 같은)을 더 좋아한다.

우리 부부가 수십년 살았던 청주의 음식과 맛을 종종 그리워 한다만 또 대전은 대전만의 매력이 넘친다.
아직까진 청주로 다시 되돌아갈 생각은 없다. 가족들도 모두 대전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다만 집값이 아무래도 청주보단 비싸다보니 집을 살 생각을 하면 좀 심란할 뿐.  


저녁 먹고 나오니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
원래는 조금 걸어서 성심당 본점 샌드위치 사서 가려 했으나 포기. 다행히 시민칼국수는 지하철역에서 가까워서 지하철 타고 집으로 옴.

오자마자 씻고 빨래 돌리는 중.
(야구장 의자가 생각보다  꽤 먼지가 많았고 뭔지 모를 빨간 점 같은 벌레도 봐서 집에 오자마자 모든 옷가지들 몽땅 세탁 중. 내일은 알콜 물티슈를 가져가 남편과 내 자리를 싹다 닦아볼 계획)

내일 침구 갈고 집안 정리, 인삼주 담기를 마무리 한 뒤에 야구 직관 가야지.

아들 셔츠, 치약, 칫솔, 여분 우산 등 생필품 몇가지 챙겨 보낼 준비도 해둬야지(기억용 메모)

5월엔 이번 주만 주말 직관이 있고, 나머지 주말은 원정경기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