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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25.5.10.토_토요국악+이응노미술관 본문
하루 종일 비가 추적추적 오고 쌀쌀했지만 그럭저럭 포장된 길을 걸어 다니긴 괜찮았다.
원래는 토요국악 공연전까지 한밭수목원을 실컷 걸으려 했으나 땅이 많이 젖어 이응노미술관과 수장고에서 시간을 보냈다.
다음 날인 일요일은 하루 종일 집에서 푹 쉬었고, 월요일은 근무 포함 2만보를 걸었다. 2만보는 14km가 넘는 거리다보니 자주 걷는 나에게도 만만찮다.
이응노 상설은 늘 보던 거라 그냥 그렇지만 다른 작가들의 특별전을 함께 하기에 가볼만 하다.
(관람료 1000원)
이응노 상설+특별전을 함께 한다.
입장료는 1인 1천원
(나올 때 설문조사 응하면 기념품 볼펜도 주던데, 나는 소소한 사은품, 기념품 받는 걸 안 좋아한다. 결국 다 잡동사니가 되잖아.)
토요국악공연은 1인 2천원.
작은 소공연장이고 공연 내용은 5가지로 알차고 재밌어서 비오는 날인데도 공연장은 꽉 들어찼다.
(국악과 함께하는 한국무용, 거문고 합주, 가야금병창, 산조, 풍물놀이까지 알찼다.)
연정국악원, 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예술의전당, 수장고, 한밭수목원이 모두 한데 모여있다.
잔디밭도 좋아서 아이가 어릴 적 대전에 살던 시절엔 한달에 한번쯤 여기 데려와 놀아줬다.
아이는 그 덕인지, 미술을 10년간 배운 덕인지 청년인 지금도 그림을 좋아하고 미술관 가는 것도 즐긴다.
이응노 미술관 특별전
이 미술관 자체를 프랑스건축가가 설계해서 작지만 구석구석 뭔가 색다르다.
(이응노 작가는 충남 홍성 출신이지만 최종 국적은 프랑스인이다. 독일을 거쳐 프랑스로 도불한 이후
'한국전쟁때 헤어져 북한에 남아 있다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 당시 동독이었던 베를린 방문이후 간첩으로 몰려(이름만 들어본 그 동백림ㅡ동베를린의 한자 음차다.ㅡ 공안사건의 대표적 피해자. 윤이상, 이응노 등) 대전교도소 등 3곳에 1년 8개월간 수감된 후 아예 프랑스로 국적을 바꿨고 노후를 보냈고 프랑스 파리에 묻혔다. 정확한 이름은 기억 안나지만 샤갈도 묻힌 그 곳이랬다. )
이 경사진 마루 복도와 밖의 대나무 숲 멋진다.
이응노 작가의 초기 호가 죽사였을 만큼 대나무를 좋아하고 잘 그려서 일부러 대나무 숲을 배치했다고 들었다.
어? 붉은 색천에 수놓은 듯 새겨진 그림들이 자세히 보니 내눈엔 꼭 키세스군단같았다.
혹시 그럼 2025년 작품일까 했더니 진짜 그랬다.
25년 1월의 남태령, 용산의 그 키세스군단
(그날 우리 가족도 서울 광화문에 있었지. 우리가 예약해둔 숙소는 광화문이었고, 시위대는 그날 오후 늦게 용산으로 떠났었지. 우리가 근무 중인 아들의 퇴근시간을 기다리느라 떠나가는 시위대를 보고도 따라가지 못하고 광화문에 그대로 남았던 그 밤에 그렇게 새하얗게 눈이 왔던게다.)
이응노 작가에 대한 다큐 영상을 끝까지 봤다.
지난달 봤던 국립현대미술관 론 뮤익전 다큐 영상(그건 아예 단편영화였다.)도 재밌게 빠져들었는데, 이응노 아들(이융세 작가)과 아내(역시 작가), 큐레이터 등 주변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도 재밌었다.
여긴 지하 수장고(시립미술관)
현재 시립미술관은 아직도 고흐전을 진행중이고 이미 본 전시회라 안 들어갔다.
5월이다만 비가오니 꽤 쌀쌀해서 도톰한 면 가디건을 입었는데도 남편은 추워했다. 그래서 실내서 오래 머물렀지.
근데....우리집 아저씨, 허리에 힘줘요.
배도 거의 없는 마른 아저씨가 왜저리 배를 내밀고 있는지.
작품 중 가장 맘에 들었던 ...(이것도 대작이다. 긴 캔버스 2개가 이어진)
나머진 너무 컬러풀하고 더 대작들이라 난감했어.
우리집 벽면들도 이렇게 새하얗고 회벽 느낌이라 캔버스 액자를 걸어도 어울리겠다 생각했지.
그리고 미리 예약해둔 토요국악공원(60분짜리 공연) 보고 왔다.
우리 앞줄에 나이든 어느 중장년(60대초반쯤으로 보이는) 아들이 80대중반쯤으로 보이는 어머님을 모시고 공연보러 왔는데 보기 좋더라.
다만 그 어머님이 같이 늙어가는 아들에게
"우리 자리는 왜 구석진 사이드냐? 왜 더 일찍 예매를 안 했냐, 다음엔 더 좋은 자리 앉고 싶다. 얼른 예약해둬라" 고 아들에게 연신 같은 말 반복하며 투덜거렸다.
아들이 "우리 예약이 늦어서 그래요."라고 반복해 같은 답을 드렸지만...
(내 생각엔 그 아들이 어머니에게 "다음엔 제가 예약 서둘러서 더 좋은 자리로 찾아봐 드릴게요."라고 답했다면 그 어머님이 같은 말을 너댓번씩 반복하진 않았을 듯해.)
한편 늙으면...... 저리 같이 늙어가는 자식이 상노인 부모를 모시고 다니며 챙겨드려도 내 자식의 노고가 고마운 게 아니라, '당장 내 눈앞에 불만스러운 것만 보이며 저리 징징대는 어린 애가 되는 구나.' 싶었지.
(소공연장이라 사이드라도 시야확보는 아주 충분했다. 어느 자리도 잘 보일 공연장이었다.)
그래도 공연이 시작되자 그 할머니께서도 공연에 흠뻑 빠져들어 투덜거림이 잦아들었다.
월 2회 토요공연이 있다. 1인 2천원
예매해도 되고 자리가 약간 남는 지 당일 표를 구매하기도 하더라.
집으로 돌아올땐 (이번엔 무선 이어폰 잘 챙겨가서 이순철 위원의 해설도 곁들여 들으며) 지하철에서 티빙 야구보며 왔지. 이글스가 26년만에 해낸 11연승 과정은 봐줘야지.
집으로 돌아와선 냉동해둔 비단조개로 조개탕도 끓이고 반찬도 몇가지 부지런히 만들어 맛난 저녁상 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