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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나들이_2월 14일(금)

매일 걷습니다 2025. 2. 14. 22:52

그전, 직전, 지금 집. 세 집의 공통점
모두 기차역 부근이다.

그간 이사가 잦다보니 기차역 부근 뿐 아니라 2차선변, 4차선변, 고속도로 등 도로변 인접단지, 공항 주변에서도 살아봤다.

그간의 축척된 경험상 남편과 나의 공통의견

         "절대 도로변 집은 살지 말자!"


2차선 좁은 이면도로라도 시내버스 정류장 근처, 4차선부터는 무조건  피해야, 무엇보다 고속도로, 우회도로 등 자동차 전용도로 주변 단지가 가장 피해야 할 집이었다.

일반 도로는 도로 인접동이라도 상황이 집마다 다르다. 통행량이 거의 없는 이면도로라면, 단지내 통행로 정도 소음이라  좀 거슬려도 그럭저럭 괜찮다만, '도로가 좁더라도 통행량이 있고, 특히 버스 정류장이 있어 버스가 서고 트럭이 꾸준히 다닌다면', 피해야 한다.
(버스 정류장 근처였던) 우리가 살았던 2차선 인접 동은 봄~가을 창문 여는 계절엔 '티비든 음악이든, 통화든' 볼륨을 끝까지 높여야 했다.

만약 4차선 또는 네거리 교차로 인접 동이라면 밤에 잘려고 누우면 마치 길바닥 위에 이불 깔고 누워있는 느낌 날거다.
자려고 누운 이사 첫날 헛웃음 나더라.
그때 남편에게 한 말, "이게 뭐야? 나 도로 옆 인도에서 노숙하는 거 같아."  
진심 말리는 바다.
(이런 집은 그나마 월세로 딱 1년 살아봤음)

---->참 신기한 현상 하나
이런 차량 소음, 경적 소리들과 타이어, 도로 분진은  "세입자들에게만" 선명하게 잘 들리고 보인다.
집주인들은 하나같이 입을 맞춘 듯
"아니요! 우리집은 안 그래요. 우리집은 차소리 안들리고 조용하고 깨끗해요."라고 우긴다.

(당시 전월세난으로 들어갈 집이 귀해 고속도로 소음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1년간 살았던) 중부고속도로 바로 앞 단지 집주인조차 자신의 집에선 '고속도로 소리? 그런 건 하나도 안 들린단다' 라고 주장하더라. 그러곤 뭔가 찔리는 지 요새 누가 창문 열고 사냐고. 미세먼지 많은데... 블라블라 이어진다. 어머, 염치없지.

어이쿠야, 집 주인분 염치는 그 집 분양받을 때 저기 남해바다 넙치한테 30년 장기리스로 대여해두셨나 싶을 정도더라.


몇년전 순환근무 때 난생 처음 역 주변에 우연히 살게 되었다.
그때 "도로변 집에 비하자면", 기차역과 기차 소음은 별 문제가 안 되는 걸 알게 되었다.

역에 정차해야 해서, 진입 전부터 미리 속도를 한참 줄여 진입했다 천천리 다시 출발하는 구간인 역 주변이라면 기차 소음이 많이 줄어들어 거의 안들리거나(기차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가끔 경적을 울리는 기차도 있긴 하다.) 그럭저럭 들을 만한 수준으로 데시벨이 낮아진다.
기차보단 저기 건너편 아파트 앞 도로를 질주해 가는 배달 오토바이가 훨씬 큰 소리를 내더라.

조용한 밤이면 승차 안내방송이 가끔 들려와 '아, 지금 기차가 들어왔구나.' 알 정도다.
(우리 집은 티비, 오디오, 로청 등이 모두 없는 집이라 가끔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 고양이들 소리 외엔 적막만 흐른다. 그만큼 작은 소리도 하나하나 잘 들린다.)
단, 화물열차가 자주 지나간다면 소음은 각오해야 한다. 승객용 열차와 화물용 열차는 소음도가 아예 다르더라.  
마치 승객용 열차는 세단이 선로에 착 붙어 미끄러지듯 들어오는 것 같다면, 화물 기차는  덤프트럭이 우당탕당 달려오는 것같달까. 다행히 지금 집 주변 기차역은 화물열차가 하루 1번 정차하지 않고 지나만간다.
(역에 따라 화물기차가 하루 수십회 지나가는 곳도 있으니 이 부분은 확인해야 한다.ㅡ 그런 역의 특징. 역주변에 커다란 컨테이너 박스가  많으므로 단박에 확인 가능하다.)


그래서 기차역 근처에 사는 건, 생각보다 '기차소음은 일상에 괜찮다는 걸 아는 지라' 3연속 기차역 주변 집을 거주지로 선택하고 있다.(자가-월세-자가) + 이 동네 집값이 더블역세권 치곤 저렴한 편이라 선택했다.
요새 입주장이 열린 지하철 2정거장 떨어진 가까운 지역 신축은 화장실이 하나뿐인 작은 21평 집이라도 현재 사는 34평 준신축보다도 더 비싸더라. 조금만 더 평수가 커져도 수억씩 비싸진다. 그래서 엄두가 안 나. 단지는 깔끔하니 좋아뵈더라만 너무 비싸더라. 집에다 전 재산+ 대출 @를 깔고 살 순 없어. 젊지도 않은 내가 무리한 대출 원금과 이자에 몇년씩 허덕이며 살긴 싫어. 그냥 대출없이 살며  소소하게 작은 여유도 부리며 살란다. 그리 맘 먹은 게지.



집 근처에 역이 있으니 어딜 갈 땐 대부분 기차를 이용하고 있고 그때마다 기차의 쾌적함, 안전함에 늘 감탄 중이다.

🚆 🚈 🚝 🚞 🚂  "기차, 지하철, 트램, 광철" 나는 이런 각종 기차류가 좋더라.

기차에서는 내가 운전을 하지 않고 다닐 수 있는 공간도 넓고 많은 사람이 함께 하기에, 자연스레 일어나는 각종 일상다반사를 지켜보게 되는 관찰자가 된다.



오늘은 남편 <하거상+하안검> 6개월차 경과 확인을 위해 서울에 가는 날이다.


비포/애프터 사진을 보니 확실히 한 게 낫다. 직전 사진은 눈꺼풀 위, 아래 피부가 모두 늘어져 눈동자가 많이 가려져 있고 눈밑도 툭 불거져 있는게 답답하고 졸려보였는데, 애프터 사진에선 사람이 일단 눈을 제대로 뜨고 있어.
"이젠 눈동자 많이 보여요. 그럼 됐어요. 뭐 땡기거나 쑤시는 데 없고요. 눈 감을 때 눈도 편하게 잘 감긴대요. 안검외반이라고 하던가? 아랫쪽 눈꺼풀이 밖으로 뒤집어지는 현상도 없어요." 그게 밑트임이나 하안검 받은 이들에게 가장 잦게 나타나는 부작용이랬거든.
(오늘은 원장샘 직전 수술이 많이 늦어져서, 사진 찍고 상태 면담은 상담직원분과 진행. 특별한 불편사항이 없어서 굳이 더이상 안 와도 된다고 했다. 혹시 더 하고 싶은 수술이 있다면 상담하러 오라더라.
음. 글쎄요. 앞으로 오랜 기간 되도록 얼굴에 손댈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요.)



이후 자발적 빵셔틀
(2주간 대학병원 실습 기간 동안 부족한 우리 아들 잘 가르치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교수님, 선생님, 테크니션 선생님들. 모두요.)

어제 저녁에 미리 사둔 성심당 순수롤 형제들(오리지널, 요거롤, 티라미수) 전달하러 갔다.
아들이 오늘까지 실습 중인 병원으로 출동!


아들은 오늘 마지막 방학 실습일이라 병원 선배 선생님들과 저녁 회식이 있대서 점심 때만 잠시 얼굴 보기로 미리 약속했다.

날이 풀려 패딩조끼에 트렌치코트로도 충분했다.

역과 살고 있는 집이 가까워 8~10분쯤 전에 나오면 현관 앞 엘리베이터 호출 시간 고려해도 넉넉하다.

이왕이면 노선이 더 다양했으면, 그리고 진행 중이라는 광철 1단계도 얼른 완공되길 바란다. 노선은 수도권 광철처럼 기존 기차 노선 이용할 거고 시험운전도 했고, 광철기차도 계약했다더니 왜 자꾸 늦어지나 모르겠다.

아들 말로는 조만간 동물병원을 더 높이 증축하게 될 거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가. 올해 등록금 좀 올랐더라.


점심시간이라 식사 중이던 아들과 잠시 접선하듯 만나고 왔다.
(잘해주시지만 그래도 어려운) 층층시하 막내인 우리집 학부생은 선배 수의사 선생님들과 의국실에서 밥 먹고 있던 중이라고 했다.
로비에서 후다닥 얼굴보고 빵만 주고 왔다.

새로 샀다는 하늘색 스크럽복과 하얀 가운이 정말 잘 어울린다는 말을 못해줬네.

로비엔 강아지 🐶 🐕  환자와 보호자분이 많아서 조용히 속닥속닥 얼굴보고 왔다.


빵 주고 난 후엔 곧장 아들 집 들러 부지런히 집 치워줬지.

요새 매일 병원 실습 가느라 바빴을 게다.
엄빠표 청소서비스 제대로 제공해주고 가마. 대신 +@로 따라오는 약간의 잔소리는 감수해라. 안할 수가 없잖아. 집 꼴을 봐라. ㅎㅎ

자취생 자녀둔 집들이라면 대부분 비슷하겠지만 아들 집 오면 엄빠는 곧장 일꾼모드 돌입이다.

아빠는 늘 그렇듯 재활용 치우고, 지하 빨래방에 빨래와 이불, 베개+읽을 책 1권 챙겨들고 출동

엄마는 일단 현관부터 정리
(현관 바닥을 쓸고 여러번 박박 걸레질하여 맨발로 다닐 정도는 만들어 놔야 직성이 풀린다. 닦고 또 닦으면 결국 광난다.)

이후 집 청소의 정점인 화장실과 싱크대를 부지런히 닦은 후 냉동실 서랍도 꺼내 닦았지.
그리곤 다이소도 잠시 들러 수납용구 약간 챙겨 어수선한 화장실 용품들 싹다 정리해줬다.

집이 작을수록 사람 손 닿는 대로 말끔해지고 손 놓는 대로 급속도로 어수선해진다.

침구 확인해 본 후 얼룩덜룩해진 베개속통은 버리고, 새것으로 교체했다.
(베개속통은 세탁하다 솜이 튿어지고 모양이 틀어져 되도록 빨지 않고 새것으로 교체한다. 커버만 세탁한다.늘 100% 순면 제품만 쓰고 뜨거운 열건조기로 열소독시켜준다.)

그 사이 빨래방 간 아빠가 돌아와 방바닥, 창틀 쓸고 닦아서 청소는 그래도 빨리 끝났다.

집에서 씻어온 엔비 사과, 그리고 미리 오늘 도착시간 맞춰 배송시켜둔 샐러드, 구운란, 딸기, 오렌지주스, 생수 등도 싹다 냉장고 안에 잘 정리해 두고 왔다. 생수여분은 현관에 차곡차곡 잘 정리해 두었지. 한동안 물 살 일 없을 게야. 종량제 봉투 여분은 충분해 보였고.

큰 청소는 일단 다 마쳤음에도 여기저기 조금 더 닦아내고 조금 더 정리하다보니 돌아오는 기차 시간이 좀 빠듯해서 출발 5분 전 용산역에 도착했다.
(너무 아슬아슬하길래 혹시 몰라 지하철에서 다음 ktx 표를 예약해뒀다가 곧 취소했다. 수수료가 제법 나왔다만 어쩔 수 없지.)

회식하고 집에 돌아오면 단정하고 쾌적해진 집에 기분 좋을 거야. 편하게 쉬어라.


기차타며 늘 느끼는 바.
(주 이용 계층 차이 때문인지 연령대 차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좌석과 객차를 헷갈리는 분+무임승차로 보이는 외노자"는 늘 무궁화 > itx+ktx+srt  

다 합쳐도...무궁화의 압승이다.
이게 좀 안타까우면서도 짠하고 그럴 수 밖에 없으려니 싶다.

좌석 헷갈려 하는 이들도 무궁화 탈 때는 제법 자주 겪는 경험인데 오늘은 itx에서는 되게 오랜만에 겪었다.

50대 후반쯤으로 보이던 아주머니시던데, 그 분 표를 보고 객차를 정중히 확인해드리니
(난 7호차고 그 분은 8호차셨다. 한 칸 더 가셔야 한다고 알려드렸다.)
그 분은 무작정 우기지 않으시고 바로 상황 파악하시고 부끄러워 하시며 사과하고 가셨다.
부끄러워할 줄 아는 중장년의 담백하고 상냥한 사과. 신선한 경험이었어.

그간 무궁화에선 툭하면 아예 남의 자리인 줄 알면서도 좌석 주인이 와도 뭉개고 안 비키거나, 좌석표 확인해줘도 끝까지 무논리로 본인 자리라 우기며 내게 소리 지르다 결국 승무원분께 끌려 나간 사람들도 있었다.

출처. 네이버 이미지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ktx나 itx에선 자칫 좌석을 오해한 경우는 있어도 이게 실랑이로 이어지는 경우는 몇년간 한번도 없어서 참 신기하다 싶어.

그래서 어느 호텔 운영자의 경험담이 떠오르더라. 저가형 투어 상품 관광객들이 오면 호텔을 정말 엉망진창으로 쓰고, 같은 언어를 쓰는 데도 도저히 소통이 안 되는 이들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지쳐서 호텔 비수기라도 더이상 저가 상품을 취급 안 한다고. 아마도 결이 비슷한 현상 아닐까 싶다.

아무튼.... 이젠 나도 그런 이들에 확 질려 버려서 되도록 무궁화 말고 돈 더 내고  itx 이상 타려고 하는 편.

그리고 무단승차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주로 동남아 계열) 외국인들의 패턴이 뚜렷이 보인다.
출발 초기 역무원, 승무원들이 자리 확인하러 집중적으로 다니실 때, 그들은 화장실에 들어가더라. 복도로 끊임없이 이동하거나.

그렇게 초반에 화장실에 오래 숨었다가 한참 있다 승무원이 온전히 다 지나가면 나오기에 처음에는 오랫동안 화장실을 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아마 승무원들도 이런 현상을 잘 알고 계시겠지?)
이건 나의 그간의 무궁화호 기차 통근, 서울행 기차 이용 경험에서 온 추측이다.
기차도 입구에서 고속버스처럼 승차권 qr로 기계 인식시키거나 승무원 확인 받은 후 승차시켜야 한다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