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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성심당 플라잉팬, 독감예방접종 본문
연휴 첫날 느즈막이 일어났다.
(전날 토요일 오전엔 우리집 공사 현장가서 사장님과 10시에 만나 이런저런 조율과 결정을 했다.
오후엔 부모님댁에 가서 아버님 산책을 도왔다. 아버님을 보살피며 쌓인 어머님의 이런저런 하소연도 들어드리고ㅡ 그래야 속풀이도 될테니ㅡ
우리도 집을 새로 사고 고치느라 넉넉치는 않다만, 그래도 이번 명절엔 어머님을 위해 추석 명절 쇠실 비용도 좀더 넉넉히 챙겨드리기로 남편과 협의 했다. 그게 가족인게지.
그리고 치워달라고 하신 잡동사니들 치울 사전준비 정도만 하고 돌아옴.ㅡ폐기물 신고, 스티커 발급 및 부착만 우선 했다.ㅡ치우는 건 가족들 다 모였을 때 함께 하기로)
노인 세대들의 집...
잡동사니를 치우는 건 진짜 힘든 일이다.
버리자고 설득하기가 하도 힘들어 이젠 그냥 돌아가시면 일괄로 폐기물처리업체를 섭외해 해결할 계획인데 갑자기 거실을 채운 소파와 흔들의자 등을 급히 치워야 하는 상황이 생기더라.
그래서 지난 겨울 중환자실 입원시기부터 거실에 환자용 침대가 들어와야 할 거 같으니 미리 치우자고 그리 여러번 권했건만...그땐 그 아까운 걸~저걸 30년 전에 얼마 주고 샀는데~#%₩@... 노여워하시며 아예 손도 못대게 하셨다.
노인들의 집에서 무언가 치우자면,
일단 그 무언가를 버리자고 설득해내는 일이
"버리는 일"의 8할 이상이다.
너무 지저분해 치워드리고 싶어도 그 몇십년쯤 된 아무도 탐내어 하지 않을 가구들, 잡동사니들을 그리도 아깝고 속상해 하시더라.
저거 산 값이 얼만데부터, 언젠가 쓸 지 모른다. 둬라.
(아니 지금 80대에요? 언젠가는 90대에 쓰시겠다는 건가요? 아니 예전 60대 시절부터도 안/못 쓰시던 그 크고 무거운 옛날 공구들, 예초기, 들어올리기조차 힘든 저 큰 곰솥과 생전 안 쓰는 항아리들, 20년 쯤된 세면대 부속을 도대체 언제 쓰실까요?라고 말씀드리면 짜증내며 내비둬!하며 화내시니 그냥 둔다. 결국 다 버릴텐데....)
아무튼 버리도록 설득하는 데 제일 큰 일이다. 나이들어가는 노인의 고집과 비합리성 그리고 내 입장에선 이해가 쉽지 않은 그 벌컥대는 노여움을 누가 감당 하랴. 스스로 수양하지 않는 이상 그냥 두고 보는 수 밖에.
(다행히 부모님의 천성이 무난한 분들이시고 비교적 살가운 시누들이 늙어가는 부모님들을 곁에서 잘 달래고 설득을 돕기도 한다.)
나는 늙으며 꼭 "잡동사니와 고집과 말수"를 같이 줄여가는 노인이 되리라 또한번 다짐해 본다. 그건 천성이 아닌 후천적 노력의 영역이더라.
전날은 세 가족 모두 늦게 잠들었다.
토요일 동물병원 근무를 마치고 서울서 대전에 늦게 내려온 아들을 복합터미널로 가서 데려와 이런 저런 얘기 나누다보니 이미 새벽 2시경
느긋이 일어나 성심당 플라잉팬까진 지하도따라 슬슬 걸어갔다.
(그럼에도 야외구간 좀 걸었다고 어우 더워~~9월 중순에도 30도 넘어가며 햇살이 따갑다. 땀이 줄줄)
2주전쯤 예약해둔 식당이라 시간 맞춰 도착.
조용한 좌석에서 식사할 수 있었다.
메인 매니저분의 워크에식이랄까 근무태도가 훌륭.
기분 좋은 식사가 되었다.
![](https://blog.kakaocdn.net/dn/wcqZ5/btsJEkfLpzr/gb3ufLa40DasyHc54LGHa1/img.jpg)
플라잉팬에 가면 시키는 메뉴는 늘 비슷
파스타야 어딜가나 비슷하고
성심당이 빵집인만큼 식전빵, 마무리 순수롤, 그리고 이 피자빵도우 맛이 훌륭. 여긴 딴건 몰라도 루꼴라 피자 꼭 시켜야 함.
그리고 지하철 타고 시청역으로 이동
어제 추석연휴 시작일이라 그런 지 동물병원에 손님이 넘쳤단다. 원장님의 끝없는 호출, 정신없는 근무였단다. 그 와중 뜨끔뜨금한 손목통증이 느껴졌단다.
요새 내과, 외과 수업과 실습이 있다보니 그간 병원 견습생으로 근무한 경험들이 꽤 도움이 된단다. 과제할 때도 원장님께 모르는 건 질문도 드리며, 병원 강아지로 사례 발표도 하며 도움받았다고 그러다보니 아직까진 교수님들로부터 잘한다고 주목받고 있단다. 그래도 대학원 전공으로 선택하기엔 살짝 갸우뚱.. 아직은 여전히 중증응급외과쪽에 더 매력을 느낀댔다.
동물병원서 이런저런 진료를 돕다보니 손목이 아파왔다는 아들을 위해 추석연휴에도 근무하는 병원을 검색해 찾아갔다. 혹시라도 손목터널증후군이 시작되었을까 싶어서...
7층? 9층 아무튼 그 높다란 건물 전체를 그 병원이 독점해 쓰더라. 규모가 대단하던데.
이럴 때 그간 살아본 소도시, 중형급 도시와 대도시의 차이점을 또 확실히 느낀다.
대도시엔 야간, 연휴에도 갈 규모 큰 병원들이 있다. 심지어 여기저기 있어서 골라갈 수도 있어. 와!
여기 사람들이야 서울보단 못한 의료시스템에 불만스러워하고, 야간, 응급, 휴일 진료 등 이 정도로의 진료 시스템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내겐 신세계다.
소도시에서 근무할 땐 도시 전체에 갈 만한 야간병원이라곤 허름한 모 대학병원 응급실 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시설이 열악한데다) 심지어 가도 뭐 해주는 게 없고 결정적으로 나를 볼 의사가 없어.
남편을 담당하던 내분비내과 진료의가 갑자기 사라지고 난 후, 일반내과도 아닌 가정의학과로 전원시킬 때의 당황스러움+한밤 중 방광염 증세로 열이 막 오르고 혈뇨를 볼 때도 마땅히 갈 병원이 없어서 병원찾아 헤매야 하다니, 이깟 방광염을 제때 치료 받을 데가 없어 중증 환자될 판이네 싶은 기막힘.
그런 일을 몇번 겪다보면 그때부턴 소도시의 병원 문제가 실제로 생존의 위협으로 느껴지더라. 어우, 중증 질환은 커녕 기본적인 치료라도 제대로 받고 살려면 여기 떠야한다. 꼭 큰 도시로 되돌아가야겠다. 굳게 맘 먹게 되더라.
아름다운 호반도시의 그림같은 풍광, 조용한 도시, 저렴한 집값.... 있어봤자 뭐하나. 의료시스템이 제대로 안 갖춰진 소도시에선 응급상황이 생기면 느끼는 생존의 위협이 그 도시가 가진 모든 장점을 다 덮어 버리던데. 그러니 병원 때문이라도 노후엔 도시, 큰 도시에 살아야 한다.)
다행히 별 이상 없고 가벼운 염증 소견
손목보호대 처방받고 염증약 일주일치 처방
아이는 이제 기본적인 약 성분쯤은 볼 줄 아는 지라 처방약 성분을 살피더니 항생제는 빼고 먹기로 했다.
외상 전혀없고 감염 가능성 없는 그저 근래 손목사용 과도로 온 통증이니 근육이완제, 소염진통제면 충분해 보인다고.
아이가 병원에서 근무하며 느끼는 점
(사람, 동물 가리지 않고) 1차병원에서부터 무분별하게 처방되는 항생제들 때문에 나중에 큰 2차, 3차 병원에 전원되어서도 더이상 쓸 수 있는 항생제가 없어지는 상황을 (동물병원에서도) 눈앞에서 직접 보기에 늘 조심하게 된단다.
어제 동물병원 근무할 때도 어떤 항생제를 써도 더이상 듣지 않아 피부에서 진물과 피가 줄줄 흐르는 염증을 가진 강아지들을 본 날이라 더 그렇단다.
할아버지가 응급실에서 얻어온 브이알이도 항생제 관련한 질환이기 때문일거랬다.
명칭으로 추정컨데, 아마도 항생제 중 중환자실에서 가장 많이 쓰인다는 반코마이신이 더이상 듣지 않는 균일 거라 예상된다고.
그래서 그 경우 폐렴 등이 오지 않게 진짜 조심해야 한댔다. 그럼 남은 항생제가 한두종류 밖에 없고 그게 안 들으면 손 쓸 수 있는 게 진짜 기도밖에 없다고
그래서 아이는 스스로도 함부로 항생제를 안 먹고 안 바르려 평소 노력하고 동물들에게도 초기부터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을 하지 않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본인에게 이야기하면 그런 동물병원을 찾아주거나 약성분을 분석해주거나 또는 담당 수의사에게 직접 이야기해 항생제 사용을 최소화할 걸란다.
대전에는 서울에서 내려온 선배들이 근무하는 병원이 있어서 소개도 가능하고... 지인 찬스로
![](https://blog.kakaocdn.net/dn/k5KT8/btsJDg6DrPC/v6i2vYk9wHNykKN84y27k0/img.jpg)
그리고 길건너편 한사랑의원
여기도 연휴에도 근무하는 병원
엄마, 아빠, 아들 셋이 함께 독감예방접종 받음
좀 이른 감이 있다만 아들 맞추려고 같이 맞음.
작년 서울에서 접종받은 아들은 4가 주사가 45,000원이나 되어서 이번에 대전에서 맞춰 보내려고 맞으러 간 게다.
예방접종을 몹시 중요시하는 엄마가 1년 연례행사로 꼭 맞추는 걸 알기에 당연하게 따라 나선다.
대전에선 같은 4가 기준 25,000원이다.
(잠시 2년간 충주에 근무했던 시기엔 소도시라 그런지 우선접종대상자 접종이 끝나는 10월쯤 되면 일반시민 누구나 체육관이나 보건소 가서 맞을 수 있었고 4가 기준 만원 또는 어떤 해는 무료였다.
이런 건 확실히 지방이 더 유리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료체계, 서비스는 확실히 지방, 소도시로 내려갈수록 열악해진다.)
![](https://blog.kakaocdn.net/dn/bcPCpg/btsJEiCbxPI/okKvH8IAGVSyNOd9LiMLd1/img.jpg)
이 병원은 일반 내과 의원 같은 데 야간진료도 하고 의사샘들도 많으셨다.
일단 밤에 아프더라도 갈 수 있는 일반 병원으로 알아둔 병원이다. 감기든, 방광염이든 말이다. 둔산에 여기 말고도 이런 병원이 몇 곳 더 있다. 특히 타임월드 백화점 근처로 가면 더 많다.
돌아오는 길엔 병원 근처 반찬가게 들러 추석 음식을 샀다. 손찬이던가. 반찬가게인데 규모가 엄청나던데...맛은 모르겠다. 아직 식사전이라.
(먹어보니 맛도 괜찮았다. 열어보니 양이 적어 좀 비쌀 뿐)
이럴 때마다 늙을수록 도시에 특히 중심번화가, 메디컬가를 떠나면 안된다 새삼 느낀 날이다.
차없이 도보와 지하철만으로 병원 투어, 식사, 장보기 다 해결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