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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다 들른 성당

매일 걷습니다 2024. 2. 12. 23:12

초가 밝혀진 모습에 절로 발길이 닿았다.

내가 나이들어가며 종교를 가진다면,
"나는 성당을 다닐거다."말할 만큼 호감을 갖고 있다.

대충 30년쯤 되는 내 직장 커리어 동안 만난 동료들 중 "저 사람은 배울 점이 많다 또는 인간 자체가 참 괜찮다" 싶은 이들이 대부분 카톨릭신자였다는 점도 한 몫한다.
그리고 나는 고양이를 오랜 세월 키우고 있어서 이미 Catholic 상태다.


나는 성향상 그리 신실한 신자가 될 거 같진 않고 캐주얼한 생활종교로 대하되 일단 다니면 제법 성실히 다닐 타입이지.  

일단 발 들이려면 예비신자 교리교육부터  6개월간 빠짐없이 잘 받아야 한다기에 차차 신중히 맘 먹고 가려고 한다.



아들과 강아지
아들이 일하는 동병에 사는 병원 상주견.  9살난 노견인데, 비주얼은 저리 아가스러운 데 제법 나이가 들었다.
아들은 요새 운동을 열심히 해서 몸이 탄탄하고, 토닝시술권을 끊어줘서 피부도 맑다.
아들, 한창 이쁠 때 네 미모를 한껏 누리고 살아라. 인생에서 그런 꽃같은 시절은 생각보다 길지 않더라.


나는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바라보고 집중하는 성향이 좀 심한 편인데 음식도 그러하다. 한 음식만 몇달씩 주식처럼 먹기도 한다.
한때는 피자, 때론 양배추 또는 김밥

최근엔 성심당 샌드위치, 하레하레 대파베이글에 꽂혀서 몇달간 매주 같은 요일에 아침식사로 그것만 먹었다. (다소 안 좋은 의미로  칸트스럽다만 실은 지금도 그러하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루틴처럼 먹지만 함께 먹어야 하는 남편이 물려서 몹시 힘들어한다. 미안하오. ㅡ..ㅡ)

보통 남자들이 그런 경향이 심하고 여자들은 대체로 잘 안그런다는 데 나는 남편도 놀랄만큼 그런 성향이 심한 편이다.
내향적이다보나 남들 앞에서 내 생각이나 취향을 드러나게 표출하지 않아 나를 유심히 관찰하지 않는다면 언뜻봐선 잘 모를 뿐.


무슨 이유에서인지 내가 매주 화요일 저녁에 특정 음식점의 짬뽕을 먹기로 꽂히면 거의 7~8년쯤 이어지다 결국 그 음식점이 폐점해야 끝이 나는 식이다.
이런 성향을 애석하게도 아들이 물려받아 아들은 동물병원 근무일마다 1년넘게 매번 뼈해장국만 점심밥으로 먹는다.
하... 이런 성향과 나이들어서도 고주파 음역대를  잘 듣는 능력(아이고. 이런 건 세~상 아무짝에도 소용없다) 그닥 물려주고 싶지 않는데...아이가 받아갔다.

이건 양육적 영향이라기보단 성향. 기질 이런 유전적 요소 같아. 내 조상 중에 이런 이가 또 있었겠지. ...그 분이 번식에 성공한 게고.

어떤 글에서 보니 생각보다 이런 성향을 가진 이들은 그리 드문 게 아니랬다. ㅎㅎㅎ....
아이쿠 그나마 다행입니다. 드물지 않다면 그만큼 세상 살며 이해받을 여지가 더 많은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