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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1.일_2만보 걷기

매일 걷습니다 2024. 1. 21. 18:13

이제 수술3주+2일차. 
연두색멍과 붓기는 아직도 군데군데 남아있다.
눈썹 봉합 부위는 뜨끔뜨끔하거나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이 여전하다.

인터넷에 후기담을 보자면 수술 후 7~10일이면 남들이 수술 여부를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상처가 회복된다는 이들의 후기담이 난무하던데,
(사실이라면) 그들의 놀라운 회복력, 재생능력이 부러우면서도 10~20대도 아닌 늙어가는 중년이 그게 진짜 가능한 일인가 싶기도 하다.
(이젠 나이가 들어 종종 복사용지에 베인 손가락이나 청소하다 긁힌  피부 상처도 그렇게 빨리 낫진 않던데)



아무튼 나는 눈썹아래 선명한 붉은 칼자국과 더불어 눈두덩이와 쌍꺼풀 붓기도 여전해서 누가봐도 여전히 외관상 "얼마전 쌍수한, 그것도 절개쌍수한 사람"이다.

돌아다니다보면 눈 마주쳤다 다시 또 한번 쳐다보는 낯선 이들의 시선이 있긴하다.
(이 나이에 남 시선에 뭘 그리 신경쓰겠냐만은. 그런 시선조차 신경쓰이기 보단 다 귀찮고 무심해지는 나이가 되어 버렸어. 볼람 봐라지.)
아무튼 가끔 흠칫 놀란 듯한 시선에는 "어...저....그게. 놀라지 마세요. 별 일 아니예요. 그저 눈꺼풀 처져서 눈썹하거상 수술 받아서 얼굴이 이래요." 라고 말해주고 싶다만....
말하기도 뭣하고 말할 수도 없지. 날 보고 흠칫 다시 보고 지나가는 눈빛에 '아 ....또... '하고 마는 게지. ㅎㅎ
눈 밑 마치 살찐 듯한 피부를 눌러보면 뭔가 부어오른 듯, 만지면 힘없이 쑥 들어가며 뭉글거리는 느낌이 여전한 붓기로 느껴진다.



집에서 산까지 걸어갔다.

일어나자마자 산까지 걷고, 나물밥먹고 바로
산에 오르고(완만하고 야트막) 내려와 집까지 다시 걸어오면 저렇게 2만보다.



오후엔 아들에게 새양말 5켤레 주문배송해뒀다.
하얀 양말만 신는 녀석인데  지난번 서울 가서 보니 회색빛이 된 양말이 몇 켤레 있던 게 기억나서...
흰티, 흰 양말은 그저 새하얗게 입고 신어야 이쁘다. 그리고 소소하지만 스스로 놓치기 쉬운 부분에 대한 작은 챙김이랄까 마음을 전해주고 싶을 뿐. 따로 지내지만 보살핌 받는 느낌 주고 싶어서 말이다. 그럼 날은 추워도 맘은 따수워지거든.
예전 연구실이 따로 있을 때도 나는 항상 먼저 출근해 물도 끓여놓고 환기나 가벼운 청소, 쓰레기봉투 치우기도 자진해서 해두고 내 자리로 다시 스르륵 사라진다. 그럴 때 나보다 나이 많던 어느 부장님 왈.. 평생 못 받아본 보살핌을 받은 느낌이라 출근하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댔지.
누가 시켜서는 못할 일이고 그냥 타고난 천성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