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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4.일_시루봉

매일 걷습니다 2024. 1. 14. 20:09

왜 시루봉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 곳이 시루봉이라고 했다.
(고촉사 코스로 올라갔더니 계단지옥이었다. 어후~끝나지 않을 거 같은 계단들의 연속. 보문산성도 그렇더니)

전 구간이 경사로와 계단으로 주로 이루어져서 숨이 차오르고 다리가 땡겨서 제법 운동되는 구간.

그렇다고 힘들어 죽을 거 같진 않아. 그냥저냥 다닐만한 코스다. 나는 처음엔 날아가다가 곧 숨이 차서 쉬엄쉬엄 올라갔지만 주변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선 쭉 날아다니시던데......난 저 양반들이랑 체력 싸움하면 바로 질 거 같아. ㅎㅎ
내 나름 뭔가 하면 힘들어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근성은 있으나 체력은 그분들께 완패일거 같다.



고촉사는 절 뒤에 꽤 큰 촛대바위가 있고 각종 시험, 입신양명 기도로 유명한 절이랬다.

특별한 믿음도 종교도 없는 자의 편리한 점. 아무데나 가서 아무거나  내 맘대로 캐주얼하게 빌어도 아무렇지 않다.

나야 이스탄불 가서는 이슬람 사원, 소피아성당 가서 뭔가 빌어보기도 하고 오키나와에 있던 작은 신사나 유명한 각종 성당이나 이런저런 절 대웅전 구경가서도 뭔가 슬쩍 빌어보기도 하지.

시루봉엔 이런 정자가 있더라.

여기서 휙 둘러보면 대전 시내가 한눈에 다 들어온다.  대전 전체는 청주와 마찬가지로 주변 전체가 산으로 둘러쌓인 너른 분지이고 이젠 평지 구간 전체가 빼곡하게 개발이 다 끝나서 빈 공간이 없는 게 보인다.

도시 전체 지도와 함께 실제 광경을 보면 이제는 과거 논밭, 과수원이었던 도안, 관저동 지역까지 아파트단지들이 다 들어차가니 이제는 결국 구도심 재개발, 리모델링 밖엔 방법이 없겠네가 눈에 보인다. 대덕연구단지와 충남대, 카이스트쪽은 좀 느슨한 편이다만, 유성지역도 이제는 제법 마천루 투성이다.

그리고 동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군데군데 삐죽삐죽 요새 들어서는 주상복합들이 눈에 들어오더라.
주로 중구쪽 그리고 동구 복합터미널쪽 높다란 주상복합들이 높아서 눈에 띈다.

현재 부모님이 사시는 동네는 동남쪽 끝자락에 치우쳐 있고 아가씨들이 사는 동네는 동북쪽 끝자락에 치우쳐 있구나 새삼스레 느낌.
둘다 사람살기엔 나쁘지 않은 동네다만 내 취향은 아니다.  
남편에게 "우리 가족이 앞으로 구할 집은 꼭 지하철, 트램, ktx, 광역철 다니는 그런  동네에다 구해봅시다."라고 다시한번 다짐했다.

나는 어디서든 집구할 때 핫한 신축 주거지역보다는  직주근접을 가장 우선으로 하되 역세권 아닌 집은 아예 쳐다도 안 보는 타입이다. 남편은 내 의견에 무조건 따라 주는 편.
사통팔달 도로교통망과 영구적 기반 시설이 없는 신축 주거지역은 소위 신축빨이라는 초기 몇년만 지나면 결국 그저그런 주거지, 베드타운으로 전락하고 만다. 지방은 그게 특히 심하다. 신축위주로 한정된 주택 수요가 몇년마다 메뚜기 뛰듯  우르르 몰려다니는 현상.
향후 도시개발계획상 시설 이전이 거의 불가한 영구적 기반시설이 있는 동네 위주로 결국 지속적 발전과 개선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거든. 그런 지역은 향후 교통정책에서도  빠뜨릴 수가 없으나 결국 더블, 트리플 역세권이 되어간다.
지방소멸 시대에 서울이 아닌 지방 거점 도시에 살 때는 그 점도 특히 잘 고려해야 한다. 그나마 국가 정책상 지방 소도시에 비해 지방거점도시는 지속적으로 살아남을 수 밖에 없긴 한데 그래도   그 안에서 흥망성쇠가 있다. 일본의 지방 거점도시의 사례들이 이미 답을 보여주고 있다.
시 외곽 지역 연결되는 교통망이 도로 한가지 밖에 없는 아파트 주택단지들은 인구가 줄어들며 도시 안에서도 점차 섬처럼 고립되고 병원, 쇼핑몰, 관공서 같은 편의시설들이 차차 줄어들며 황폐해져 간다. 그래서 지방은 반드시 대중교통망 중에서도 지하철, 트램이 지나가는 지역에 살아야 한다. 향후 그런 역세권 위주로 남게 되고 개발하게 된다.
서울처럼 초과밀 밀집 거주 지역이 아닌 지방도시들은 결코 아무데나 지하철이나 트램을 놔주지 않는데다 인구도 줄어드는 상황이라 도시 생활, 교통 기반 시설이 오래오래 살아남을 곳을 신중히 골라야 거주해야 한다. 그게 지방 소시민이 얼마없는 부동산 자산을 그나마 지키는 방법이고 노후의 삶을 편리하기 살아갈 방법이라고 믿는다.

아들에게도 앞으로 네가 살 집은 무조건 월세든 자가든 역세권+직주근접이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러시아워 인파에 치여가며 지하철타거나 매일 오랜 시간 자가운전하며 직장에서 먼  곳에 집구해 장거리 출퇴근하며 외곽 너른 새집 사는 건 처음 입주 석달 백일 동안만 행복한 거라 가르친다. 곧 힘겨움과 후회가 쓰나미처럼 밀려온다고.  

다소 낡고 좁더라도 도심지 직장 근처. 역세권에 구해라. 집 밖 인프라는 내가 어찌 못한다. 집 안은 적당히 낡았대도 내가 얼마든 돈만 주면 근사하고 살기좋게 고칠 수 있다. 알려준다.

실제로 지금 아이가 사는 오피스텔도 더블역세권, 학교 인접이라 도보 10분으로 등교 가능한 곳이다. 나중에도 집이 다소 좁고 비싸더라도 꼭 그래야 생활의 편리와 미래 자산 가치를 조금이나마 더 지킬 수 있다고 세뇌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