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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추운 날 퇴근길_세호불백_12.20.수

매일 걷습니다 2023. 12. 20. 21:09

중구청역 인근 <세호불백>
메뉴는 불백과 김치찌개 단순하다. _불백시키면 김치찌개가 따라나온다.
1인분 1만원
 
낮에 가면 인근 중구청, 세무서, 회계사무소 등의 직장인들로 줄서야 한다고 들었고 저녁에 그럭저럭 대기없이 식사 가능.
 
원래는 콩나물밥집을 가려했으나 저녁 타임에 문을 열지 않으셔서 급선회
(우리 동네 노포 한 곳도 이제 점점 문닫고 쉬는 날이 많아지더라. 나이든 노년세대들이 하시는 노포들은 그렇게 점점 사라져 갈 거 같다.)

뜨근한 김치찌개와 불고기면 뱃속 든든

국물 어느 정도 졸아들면 밥이랑 김가루, 무생채 넣어 볶아  먹어도 맛난 불백


몹시 추운 날이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근처 지하상가로 내려가 따뜻한 지하도로 걸어왔다.
(잠깐 성심당 들러 애플브리치즈 어쩌고 샌드위치도 하나 사왔지.)
 

내일은 아침에 영하 13도라니 롱패딩 필수!

작년말 대전 이사후 기차통근하던 시절
새벽 첫기차 타러 갈 때 대전역으로 나설 때 보통 기온이 영하 7~10도쯤이였다면 1시간 반 뒤 기차를 내릴 때쯤엔 영하 17~18도였다. 기차에서 내리는 순간 시베리아 벌판에 내린 기분.
기차가 충북선 철로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는 동안 바깥 기온이 쭉쭉 내려가는 게 실시간으로 휴대전화 날씨 정보로 보였다. 
 워낙 추운 새벽 기온에 기차 속도가 느려지는 데다 내가 타던 낡은 무궁화호 새벽기차는 툭하면 전기도 나갔다.
그럼 저기 앞호차부터 실내 전등이 갑자기 영화 여고괴담처럼 툭툭툭 꺼진다. 그러면 마치 곧 문열고 좀비라도 들어올 거 같은 분위기였다. 그것도 곧 익숙해졌다.

강원도 원주랑 가까운데다 도시 전체를 휘감고 흐르는 남한강과 큰 댐이 곁에 있다보니 풍광이야 더없이 좋았다만.... 어휴~겨울엔 강원도 못지않은 추위와 북풍이 기승을 부렸지.

순환근무지였던 충주에 잠시 살러 이사갔을 때 처음 맞은 겨울날 외부온도를 알려주는 집안 액정 계기판이 고장난 줄 알았다.
"어~~왜 맨날 아침에 일어나면 영하 16도~18도, 어떤 날은 영하 21도야? 이게 말이 돼? 여기가 무슨 강원도냐? 이거 외부온도계 고장났나 보네~"했더니 겨우내내 진짜 그렇게 추웠다. 

그래서 나는 그 곳이 노인이 살기 좋은 전원 호반도시라는 말에는 선뜻 동의할 수 없었다.
노인들이 살기엔 따뜻하고 생활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역세권 지역이 확실히 더 낫지않나? 그저 한적하고 조용하기만 하면 살기 좋은가 갸우뚱했다.
 

작년 겨울 퇴근길 대전역에서 내려 근처 시내 밥집이라도 잠시 들르면, 많은 인파들 속에서 딱 나만 에스키모 같은 모습이었다.
남들은 이쁜 코트며 경량패딩 차림인데(특히 지하철에선 다들 더 가볍게 입고 다니더라.)
나만 맨날 시베리아에서 온 듯 롱뚱패딩에 칭칭 동여맨 목도리, 마스크, 두툼한 장갑, 어그까지 신었다.
대전에 도착해 식당에 들어서면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도 "저 아줌마는 왜 저래? 저 정도로 춥진 않잖아?" 그런 느낌.
겨우내내 출근하는 날마다 그야말로 한파 대비 생존템으로 몸을 감싸고 다녀 좀 민망했지.

그래도 사람이 일단 살고 봐야지 않겠소.
이보시오들. 당신들도 새벽 6시 5분 첫기차 타러  새벽 칼바람 맞으며 걸어 가야하고 기차에서 내리면 툭하면 영하 17~21도인 기차역 앞 광장 허허벌판을 허파까지 얼어붙을 거 같은 찬 바람 맞으며 걸어서 시내버스타러 다녀보시오들. 내 옷차림이 바로 이해될 게요.

멋내다 얼어죽고 그 전에 감기 몸살, 폐렴에 시달릴게다. ㅎㅎㅎ

내일도 나는 누가뭐래도  뚱롱패 입고 출근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