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한 보람을 느낀 날_네가 재미를 느낄 실용적인 학문이라 다행이야.

줄임말의 폐해.
정작 오해를 받는 당사자들은 아무렇지 않지만..ㅎㅎ

Q. 요새도 동병 다녀?
A. 어, 요즘도 동물병원에서 계속 일해.
Q. 이번 주말  뭐해?
A. 나는 야동! (야생동물센터 봉사 가는 주야.)



이번 주인가 다음 주인가 토요일 실습 수업있대서

지난 주에 토. 일 주말 모두 동물병원에서 일했다.

근무 강도가 높기 때문에 퇴근하면 기진맥진이랬다.

동물병원 견습생 급여는 시간당 1만원. 최저 임금 수준이라 급여를 보고 일하는 건 아니다.
나중에 실제 동물병원 경영이나 치료 임상경험을 쌓아두기 위해 하는 게지.
동병 입장에서도 견습생을 두는 게 쉬운 일은 아니랬다. 견습생을 둘만한 규모가 있어야 하고, 견습생을 곁에 두고 도제식으로 가르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성가신 일이랬다. 그래서 보통 출신 대학 후배들을 위해 제공하는 봉사라고 했다.

 

또 한편 학생입장에서는 생각보다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게 힘들어서 학생들이 금세 포기하기도 이런 견습생 활동을 아이처럼 꾸준히 하는 사례는 보통  한 학년당 한두명 정도랬다.

 

아이는 초중고 시절에도 뭘 하나 시작하면 오래오래 해왔기에 그런지 한번 시작하면 쭉 한다. 아이는 요즘 아이답게 가볍지만 요즘 아이답지 않게 어지간한 힘겨움은 그냥 견딘다. 그래야 되는 줄 안다.

"가치있는 것을 얻기 위해선 오래 견뎌야 한다." 그게 내 아이에게 가르쳐준 중요한 인생살이 덕목이자 가치라 여긴다.

특히 보통의 견습생은 기껏해야 청소, 뒷정리, 약짓기 정도만 한다면 아이는 예과시절부터 몇년째 꾸준히 같은 대학 출신 선배님들의 병원 2곳을 거치며 견습생으로 일하여 내공이 쌓이다 보니 진료보조, 수술 참관도 두루 하기에 배우는 게 진짜 많다고 했다. 이게 실제 본과 실습을 할 때도 뜻밖에 도움을 많이 주는데 오늘은 본과수업에 배운 내용을 현장 병원 진료에서 써먹었단다.
그 보람됨과 뿌듯함은 말할 수 없을 정도겠지. 가치있는 일을 하는 기분도 말이다.


급여는 아이가 고교생 과외를 할 때 시간당 5만원까지 받아볼 정도로 인기가 많았단다.  아이는 이과 수학, 수능 수학을 만점 받을 정도로 눈앞에서 척척 풀고 다양한 풀이 방법으로 가르치니까...
이게 시나브로 이름이 나서.....그렇단다.
근데 이건 좀 타고 난 부분이다.

고등학교 때도  수학 교과서나 교재의 풀이방식이나 교사의 풀이 방식과는 다르게 접근해 훨씬 단순명료하게 문제를 풀어서 아이가 푸는 방식에 감탄한 수학선생님이 여러번 해당 교재 업체에 연락했을 정도였으니까.

그 시절엔 우리 아들은 역시 천재는 아니지만 거진 근접한 수재인가 보네! 했는데
아이쿠, 아니었다. 대학 가서 같은 학과에서 찐  공부천재, 영재, 수재들을 하도 흔하게 많이 봐서 요새 아들이 바보 아니고 몸 건강한 거에 감사한다. ㅎㅎ

혹여 당장의 큰 벌이 때문에 과외를 계속할까 우려되었으나 아이는 본과 2학년 이후론 과외는 스스로 접었고, 1/5수준 시급을 받는 동물병원 알바를 하고 있다. 그 점에 아이에게 늘 고맙게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