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를 일! 축하드립니다.
오랜만의 후배님의 전화
과거 시절인연이 어느덧 다 하여, 근무지가 달라진 몇 년 전부터는 이젠 서로 연락이 닿지 않았는데 어쩐 일이지? 싶었다.
(이 후배님은 나의 대학 같은 과 한해 후배이자 같은 근무지에 몇년간 함께 일하기도 했다. 둘 다 부장일 하느라 고생 좀 했지.
나는 아무리 같이 술먹는 친한 후배, 대학 동문후배일지라도, 아들보단 어린 신입직원이라도 항상 존대한다. 나만의 철칙이다.)
전화 준 사연을 들어보니
우리집 아이가 중학생이던 시절 같이 근무했던 (나와 같은 학과 동문인)
후배님의 둘째가 이번에 아들네 학과 신입생으로 들어왔다더라.
지난번 그 둘째가 유난히 공부를 잘해 서울대에 수시 합격했다는 소식까진 전해 들었는데, 그래서 서울대에 잘 다니고 있으려니 했다.
(우리 집 아이와 또래라서 비슷한 시기에 대학 입시를 치렀던, 같은 직장 동료분들의 자제들 중에서도 무려 3명이 서울대를 갔고, 우리 집은 아쉽게도 서울대에 떨어졌다.
그런데 그때 서울대 갔던 3명 중 문과생을 제외한 나머지 둘은 결국 다시 수능을 봐서 n수를 거쳐 메디컬 계열로 전공과 대학을 바꾸었다. 세상모를 일이다. 앞으로도 모를 일이고.
그래서 요샌 그 좋다는 서울대 가도 메디컬 계열 목표로 다시 재수/삼수 하는 애들 많다는 게 내겐 전혀 이상하지 않다. )
후배네 둘째도 다시 공부해 며칠 전 우리집 아들이 다니는 수의대에 정시 추합이 되었다네.
뒤늦은 추합이라 이제사 소식을 전한단다.
후배님 말에 따르면
서울대 합격한 것도 너무 좋았지만, 정작 다니다 보니 아무리 서울대라도 미래 취업과 전공 공부에 대한 고민이 많아져서 진로를 수의대 쪽으로 바꿨다고 한다.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을 테고 원하시는 대로 되셨으니 참으로 기쁜 일이지요.
앞으로 6년의 시간 동안 일반대보다는 아무래도 좀더 길고 오랫동안 고생스레 공부해야 하고, 학비가 저렴하고 지원이 많이 나오던 서울대와 달리 사립대라 학비도 두 배쯤으로 비싸다 걱정하길래,
"그거야 부모라면 기꺼이 기쁘게 감수해야 할 일이라 여겨라" 조언드렸다. 다시 한번 감축드리오.
엄마끼리도 '같은 대학/같은 학과 동문' 선후배 사인데,
이젠 그 아이들끼리도 '같은 대학/같은 학과 동문' 선후배가 되었다. 인연 중 큰 인연이오.
아무래도 고학년인 우리집 아들과는 학번 차가 많이 나다 보니 교류가 자주 있을 거 같진 않지만, 그래도 같은 과 선배에게 뭐 편하게 물어볼 거 있으면 물어보라 연락처 전해주었다.

이어서 또다른 선배님의 전화도 받았다.
아무튼 막바지 추합 시기라 다들 기쁘거나 고민되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거 같아.
자식 일... 대학 가면 고민 끝이 아니라,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되는 시기인 건 확실해.